영화 <써니>에서 주인공 나미가 나머지 써니 멤버들을 찾기 위해 갔던 곳. '사랑과 전쟁'류의 드라마에서 배우자의 뒤를 캐기 위해 은밀하게 접촉하는, 존재만으로 수상한 '흥신소'다. 여기에 '수상한' 수식어가 한 번 더 붙었다. 얼마나 수상한 곳이기에.

고시 합격을 바라보지만 꿈은 멀기만 하고, 백수 생활이 오래될수록 희망이 사라지던 '오상우'는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한다. 영혼들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이 그것. 각자 꿈을 가지고 있던 귀신들을 만나게 되며 그의 재능은 구체화된다.

경영학도 귀신 김동연과 만화작가를 꿈꾸던 귀신 오덕희를 만나며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게 되는 상우.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영혼들이 생전에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 해결해주는 '영혼 흥신소'를 차리고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한다.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여 극에 리듬감을 더할 예정. 배우 배승길, 맹주영, 강민혜 등은 각각 뮤지컬 <그리스>, <스페셜 레터> 등으로 그 역량을 인정받은 실력파다. 연극을 이끄는 극단 익스트림플레이의 대표 임길호가 연출을 맡았다.

지금 당장 죽는다면, 내가 처리하지 못한 나의 일들은 무엇일까. 잘못 나온 졸업사진이나 어두운 취미 생활 따위의 '흑역사'를 남기고 갈 생각을 하면, 여름의 더운 기를 날려줄 소재 '귀신'보다 더욱 무섭다. 10월 30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2관. 02)744-1394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