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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꿈의 고속철' KTX 송하복 기장
질주혁명 첫 발 뗀 베테랑



4월 1일 오전 5시 5분. ‘꿈의 고속철’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첫 열차가 331명의 승객을 태우고 부산역을 출발, 역사적인 고속철 시대를 열었다. 은빛 레일 위로 미끄러지듯 달리는 고속철의 날렵한 모습은 국민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외신들은 고속철로 대동맥을 갈아 끼운 한국을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로 표현, 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점치기도 했다.

이날 누구보다 어깨가 무거웠을 사람은 부산 모라동의 송하복(40)씨. 105년 한국 철도사에 길이 남을 첫 고속철, KTX 제74호의 조종을 맡았다. 1984년 철도고교를 졸업한 뒤 20년간 철도에서 살아온 철도 인생이지만, 또 12년간 ‘무사고 40만km’를 기록한 베테랑 기관사이지만 이날 만큼은 20년 전 첫 출근의 그날로 돌아 갔다.

그는 출발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출근했다. 그리고 서행 및 작업구간 등에 대한 상황을 꼼꼼히 체크한 뒤 승강장에서 차량을 인수했다. 약속한대로 출발 2시간 49만인 오전 7시 54분.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 열차를 개통해, 첫번째로 운영하는 KTX 74호 열차가 종착역인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안내 방송을 내 보낸 뒤 그는 안도하며 “세계 5번째로 고속철을 개통하게 돼 기쁘다. 국가경제와 국민생활도 고속철처럼 시원하게 향상되길 기대한다”며 웃음 지었다. 3년 전부터 역사적인 오늘을 위해 준비해 왔지만, 정작 조종실에 오르자 더 없이 긴장됐다고.

KTX 74호 열차가 목적지에 정시에 도착하면서 고속철의 출발은 순조로운 듯 했다. 그러나 모든 게 그렇지만은 않았다. 개통 첫날, 전력 공급 이상으로 첫 고장을 일으키더니 이어 한 승객이 간질 발작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객차의 바퀴가 헛돌아 예정보다 6분 연착하는 사고도 이날 벌어졌다. 개통 나흘째가 되는 4일 현재까지 운행 과정에서 고장과 인터넷 예약 시스템 과부하 등의 크고 작은 일들이 터져, 개통 후 총 7건의 사고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터널 통과시 발생하는 소음은 그렇다 치더라도 고속철은 또 역방향 고정 좌석,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 나와 적지 않은 개선 과제도 남겼다. 세계적이라는 기록을 뒷받침 할 콘텐츠를 마련하는 작업에 소홀하다면 진정한 선진국이란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 송씨가 말 한 바 “긴장감”이 의례적 겸사로만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인턴 기자 prufrock@empal.com


입력시간 : 2004-04-06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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