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으로 가는 길 닦은 월드 스타

[People] 황우석 교수, 후원회 결성에 이어 대한민국 과학기술상 수상
노벨상으로 가는 길 닦은 월드 스타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에 마련된 연설대에서 후배 과학자가 멋진 노벨 과학상 수상 연설을 하는 것을 꼭 보고 싶다.”

과학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최초의 후원회가 성황리에 발족돼 노벨상 수상의 그날을 향해 힘차게 발진했다. 지난 20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한국의 과학분야 첫 노벨상 수상을 향한 온 국민의 염원을 담아 열린 ‘황우석 교수 후원회 결성식’이 바로 그것.

서울대 수의학과에 몸담고 있는 황 교수는 얼마 전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해 전 세계 과학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월드 스타 과학자’이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화 한 가운데, 국내에서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아닌 과학자의 이름으로 첫 후원회가 만들어져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행사에는 정ㆍ재계와 관계, 학계 등의 주요 인사 150여명이 참석해 황 교수의 연구 업적을 칭송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행사장의 분위기도 연예인 팬 클럽 모임 못지않게 뜨거웠다.

황 교수는 답사에서 “특정인의 이름을 내세우긴 했지만, 이 후원회는 우리나라 전체 과학자와 과학계에 대한 국민적 성원의 상징적 표현”이라며 “선배로서 경험을 살려 후배 과학도와 함께 미친 듯이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황 교수가 이 처럼 자신에 찬 어조로 한국 과학의 밝은 미래에 대해 역설하자 참석자들도 힘찬 박수 세례로 화답했다.

한국과학재단에 설치된 ‘황우석 교수 후원회’ 사무국은 조만간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소액 후원금 모금 활동을 벌여 자체 기금을 조성한 뒤 황 교수의 연구활동 지원과 황 교수의 연구를 이어갈 후학 양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후원회장을 맡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제2, 제3의 황우석 교수가 나오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각계 각층의 관심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후원회 발족 다음날 열린 제37회 과학의 날 기념식에서 범 국민적인 과학기술 부흥을 위해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오 명 과학기술부 장관은 “우수한 과학자는 평생 돈 걱정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천명하고, 그 일환으로 황 교수와 윤덕용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에게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대통령상장과 상금 3억원)을 수여했다. 이처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가 확산된다면 한국인 최초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의 탄생도 멀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김성호 기자


입력시간 : 2004-04-27 16:04


김성호 기자 s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