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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독하게 쏟아낸 '취중진담'
이해찬 총리, 조선·동아일보에 전면전 선포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심지어 나라의 인사를 좌지우지한 일도 있었으며, 박정희 시대엔 안기부 정보로 특종하기도 했으나 한 번도 역사의 발전에 기여한 일 없다. 이젠 ‘밤의 대통령’의 시대는 끝났다.”

이해찬 총리가 헝가리에서 열린 진보정상회의 참석 후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을 방문, 18일 베를린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조선ㆍ동아일보를 두고 한 말이다.

이 총리는 평소 주사(酒邪)가 없는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런 그가 술자리에서 폭탄주 서너 잔을 마셨다고는 하지만,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 대해 이처럼 강경한 비난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보수언론 중에서도 ‘조ㆍ중ㆍ동’이라는 익숙한 표현 대신 중앙일보는 제외한 채 꼬박꼬박 ‘조ㆍ동’이라고 집어 얘기한 것 등 여러 정황을 미루어 조선, 동아일보 두 신문과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유신독재 치하에서 자유언론운동에 앞장선 언론인들을 대량해직시키고, 독재권력과 야합했던 동아ㆍ조선이 아직도 무소불위의 위력으로 냉전시대의 색깔론을 뿌리고, 군사독재시대에 저지른 허물을 정당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데탕트 시대의 남북화해, 평화공존과 민주개혁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직후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인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도 ‘자유언론실천운동’ 30주년 기념식장에서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의장은 “며칠 후면 74년 10월24일 자유언론실천운동 30주년인데, 당시 조선·동아는 유신권력과 손잡고 자유언론실천운동을 ‘홍위병’으로 몰아세워 수많은 언론인들을 해직시키고 쫓아냈다”며 “일본 식민지 당국이나 유신독재 권력과 손잡고 기득권을 누린 동아·조선은 해직언론인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수뇌부의 이런 잇단 발언은 정부ㆍ여당이 조선, 동아일보와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 아니냐는 예측을 낳았다. 한편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권력이 언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망언”이라며 “이 총리가 말하는 언론개혁이라는 것이 결국 각 언론의 목을 죄어서 정부의 나팔수로 삼겠다는 음모”라고 성토했다. 조선일보는 ‘이총리 폭탄주 마시고 취해 원색 비난’ ‘조선-동아 까불지 말라’ 등 기사와 사설을 통해 이 총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정민승 인턴기자 prufrock@empal.com


입력시간 : 2004-10-2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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