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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칼럼] 햄버거와 참여정부


패스트푸드 업계가 울상이다. 최근 매출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경기ㆍ새 비즈니스모델 부재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웰빙 열풍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자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영양불균형과 비만을 초래한다고 알려진 패스트푸드의 소비가 줄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푸드하면 생각나는 게 바로 햄버거다. 그리고 햄버거하면 떠오르는 것이 맥도날드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맥도날드는 햄버거 하나로 세계를 제패한 미국 문화의 상징이다. 자본주의와 개방의 심볼로도 여겨져 왔다. 냉전 붕괴 이후 모스크바나 베이징 등 사회주의 국가 도시에 처음 맥도날드가 등장했을 때의 신기함과 놀라움은 지금도 가슴 속에 생생히 남아 있다.

국내에는 1988년 진출했다. 초기 젊은 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빠른 성장세를 거듭, 2002년 10월엔 매장수가 350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웰빙 바람의 본격화와 주5일 근무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아 지금은 매장수가 328개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지난달엔 실적 부진에 시달린 유럽 지사 사장이 교체되기까지 했다. 맥도날드는 매출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가격 인하는 기본이고, 웰빙 바람에 부응할 수 있는 식품 재료와 새 메뉴 개발 등에 총력을 쏟고 있다. 결과가 어떨지 두고 볼 일이다.

패스트푸드 업계 못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우리 참여정부다. 잇단 실정으로 4ㆍ30 재보선에서 참패한 이후에도 악재가 그칠 줄 모른다. 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부동산 가격은 계속 치솟는데다, 대학 입시제도를 비롯한 교육 정책을 두고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또 병역기피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재외동포법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호된 홍역을 치렀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줄이은 발언ㆍ서신 파문으로 전국이 온통 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모습이다. 특정 신문사에 대한 발전 기금 1,000만원 납부 의사 표명으로 촌지니 아니니 하는 낯뜨거운 공방을 낳는가 하면, 공무원 사회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내는 말을 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급기야는 사실상 개헌을 의미하는 권력구조 개편의 공론화까지 제기하는 지경까지 오게 되었다. 반면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호재는 가물에 콩 나듯 한다. 대표적인 것이 어느 정도 서광이 비칠 것 같은 북한 문제인데, 그것도 워낙 변수가 많은 일이어서 잘 될 것이라고 이 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 보면 패스트푸드 업계와 참여정부가 처한 곤경의 양상이 비슷해 눈길을 끈다. 우선 기존의 인기나 자신감에만 안주해 주변 환경의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경우 창업이래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햄버거와 독특한 판매 시스템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왔다.

지금도 전세계 121개국에서 2만9,00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환경이나 웰빙에 대한 관심이 급속히 증가하는데도 불구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과도한 가격 경쟁, 일부 지역화 실패 등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참여정부도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유권자들의 기대를 바탕으로 탄생하면서 한동안은 인기가 괜찮았다. 특히 탄핵 사태 등에서 보듯 젊은 층의 지지도가 높았다. 하지만 명분에만 지나치게 집착한 채 현실과의 합리적인 접목에 실패하고,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대처를 못함으로써 국민들의 실망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지도도 떨어져 6월말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10%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도 20%대로 곤두박질 쳤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패스트푸드 업계건 정치건 최대의 목표는 소비자(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주변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이에 대한 신속하고 합리적인 적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국정의 최고 책임을 맡고 있는 정부ㆍ여?纛?어깨는 더 무겁다.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은 햄버거(정책)를 만들어 국민에게 많이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김양배 부국장 주간한국부장 겸 미주부장 ybkim@hk.co.kr


입력시간 : 2005-07-1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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