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은 시각에, 청각장애인은 청각에, 언어장애인은 발성에 장애가 있으므로 비장애인과는 다른 모습과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점자나 수화를 가리켜 ‘특수언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점자와 수화가 안(案)의 규정이나 방식 간에 차이가 있고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따르지 못하여 사용자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어 왔다.
이에 문화관광부, 국립국어원,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여러 부처와 관련 기관, 단체, 대학 특수교육과 등의 인사가 위원회를 구성하여 수화와 점자의 표준화를 추진하였다.
그 결과 점자의 경우 1997년 2월에 ‘한국 점자 규정’을 확정 발표한 후 2006년 2월에 일부 개정 보완 작업을 마쳤고, 수화의 경우 지난 2005년 말에 ‘한국 수화 사전’을 발간함으로써 수화 표준화를 일단락 지었다.
특히 수화 사전 출간에는 ‘수화가 언어’임을 선언한다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비장애인은 의사소통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을 배려해야 한다. 말 한 마디, 글 한 줄이라도 이들이 과연 어렵잖게 이해할 수 있을까를 몇 번이고 생각해야 함은 물론이다.
어법을 제대로 지키는 규(規, Prescription), 당초 의도된 내용으로만 해석되어 신빙성, 확실성을 주는 정(定, Authenticity/ Accuracy), 간결하고 명쾌하여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간(簡, Conciseness), 내용이 쉽고 익숙하여 누구나 편안하게 보고 들을 수 있는 편(便, Easiness) 등 이들과 보조와 보폭(PACE: Prescription, Authenticity, Conciseness, Easiness)을 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
여러모로 열악한 여건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의 문화 향수 기회를 늘리고 정보 격차를 좁히려는 특수언어 표준화 사업은 ‘모든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 통합, 국민 통합’과 관련하여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장애인 복지를 위하여 노력하는 일은 비장애인으로서 해야 할 의무이지 결코 시혜(施惠)가 아님도 또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희진 국립국어원 국어진흥부장 hijin@mct.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