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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부시의 남은 1,000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싫어서만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칼럼니스트가 된 ‘뉴욕타임스 매거진’ 편집국장을 지낸 프랭크 리치는 5월 1일부터 부시의 앞으로 남은 임기 1,000일(2009년 1월까지)을 전망했다.

3년 전인 2003년 5월 1일, 부시는 항공모함 아브라함 링컨호에 전투조종사 차림으로 착륙해 “이라크에서의 우리의 임무는 끝났다”고 연설했다.

지난해 5월 1일, 리치는 런던 선데이 타임스(더 타임스의 자매지)에 ‘다우닝(영국수상 관저)의 메모’에 대한 기사를 썼다. “임무는 끝났다”라는 부시의 연설은 거짓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기사에서 그는 이라크 침공이 있기 8개월 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그의 수석보좌관들이 매주 미국으로부터 받은 정보를 분석했다. 미국은 이때 벌써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의 존재와 정보를 확정하고 전쟁을 준비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정보는 허구라는 것이다.

리치는 부시가 이런 ‘가상의 정보’로 전쟁을 일으키고 ‘임무가 끝났다’고 말한 것은 “꾸민 이야기다”라며 “대량살상무기 존재는 가상이었고 ‘사실’은 현재도 미군은 전쟁 중이다는 것뿐이다”라고 요약했다. 그래서 부시가 남은 1,000일 동안 대량살상무기의 진실을 깨끗이 밝히지 않는 한 ‘레임덕’ 대통령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런 부시의 ‘허구’ 위에 세워진 미국 대내외 정책에 대해 인디애나주 출신 민주당 전 하원의원 팀 레머도 부시를 꼬집는 글을 뉴욕 타임스(NYT)에 기고했다.

레머는 1946년 광고업자 칼 프로스트가 2차대전 후의 육류 부족, 경제적 난국, 노동 불안정 상태를 노려 소수 야당인 공화당에 제공한 표어 ‘그동안 족(足)했잖아? 공화당에 투표를!’이 일으킨 바람이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11월 선거에서 택한 캐치프레이즈 ‘그동안 족했잖아? 민주당에 표를!’이 그동안 공화당이 누렸던 의회의 다수당으로써 저지른 정치를 변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부시의 남은 1,000일 임기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 명 중 7명이 “부시가 잘못된 방향으로 국정을 끌고 있다”고 답한 것이 바로 ‘그동안 족했잖아, 바꿔’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목을 받은 부시의 실책으로 ¨이라크에서의 잘못 ¨태풍 카트리나 대책의 부적절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재정정책 등을 들었다.

그는 주목을 받은 부시의 실책으로
▲이라크에서의 잘못 ▲태풍 카트
리나 대책의 부적절 ▲어디로 가는
지 모르는 재정정책 등을 들었다.


그는 비꼬았다. “이라크 국민들이 우리를 해방자라고 장미를 들고 환영한다고? 집에서 만든 폭탄과 로케트 발사 수류탄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어.” “뉴올리언스의 태풍에 충분히 대처했다고? 그래서 방글라데시가 미국에 100만 달러의 의연금을 보냈을까.” “건전 재정을 가져 온다고? 우리는 재정적자 위기에 빠졌어.”

그는 “부시 정부는 그동안 충분히 거짓말을 했잖아. 그러니 바꿔야 해”라고 조롱했다.

왜 이런 일이 1,000일을 남겨둔 부시에게 일어났을까? 해답이 될는지 모르겠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기 직전, 1989년 우파 잡지인 ‘내셔널 일터레스트’에 ‘역사의 종말?’이란 논문을 내고 92년에 ‘역사의 종말’을 책으로 펴낸 프랜시스 후쿠야마. 목사이며 종교학 교수였던 일본인 2세 아버지를 둔 일본인 3세인 그는 올해 3월에 ‘네오콘 이후. 교차로에 선 미국’이란 책을 냈다.

세상에서는 한때 미 국무부 정책실 차장을 지낸 코넬대 학사, 옥스포드대 석사, 하버드대 박사 출신인 그를 네오콘이며 우파 이론의 제공자로 보았다. 그러나 그는 ‘네오콘 이후…’에서 “나는 네오콘이 아니며, 네오콘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부시를 네오콘 이론 실행자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엉뚱하다”고 조용히 쓰고 있다.

그는 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전부터 역사에 대해 생각했다. “역사는 악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고 선을 종착역으로 하여 진보하며, 역사가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신념 속에 종착하기 위해서는 좀더 진지하게 역사적 사실(史實)을 분석해야 한다”고 결론내린다.

그는 또한 부시의 등장과 9.11 테러사건 이후 미국의 네오콘의 원리는 방향을 바꿨으며 부시 2기 정부 또한 이제는 네오콘의 시대를 끝내고 방향을 바꿔야 할 때가 되었다고 분석했다.

부시는 네오콘의 이론을 따르거나 철학이나 원리를 좇는 것이 아니다. 악한 국가에 대한 예방이나 사전 제거라는 신념에 갇혀 있다. 이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확산키 위해 그는 너무 군사력에 무게 중심을 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세계는 자유주의만 있는 단극(單極: unipolar)이 되지 않는다. 세계는 다극화해야 하고 무력은 자제되어야 역사는 진보한다.

그는 부시 정부에 권고했다. “미국의 힘은 그것이 보이지 않을 때 가장 효과가 있다. 동아시아와 미·일 동맹에 따라 미국은 일본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군사체제를 유지하도록 했다. 그 때문에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에 위협이 되는 일본의 재무장을 피할 수 있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미국의 군사력은 보이지 않을 때 유용하다. 네오콘은 미국이 국가이익과 자유민주주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같은 이념을 가진 국가들과의 협조, 연합아래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력 사용으로 치달은 것이 잘못이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부시는 ‘감춰진 군사력의 힘’을 이해하지 못한 대통령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부시는 리치와 레머의 조롱을 받는지도 모르겠다.



입력시간 : 2006/05/09 13:55




박용배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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