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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생각] "양해는 누가 하는가" 외 공문서 실수


‘공문서’란 행정기관의 내부나 외부에서 공무로 작성하거나 시행하는 문서와 행정기관이 접수한 모든 문서를 말한다.

공문서는 법규문서(헌법·법률․대통령령․총리령·부령․조례·규칙), 지시문서(훈령․지시․예규․일일명령), 공고문서(고시․공고), 비치문서(비치대장․비치카드), 민원문서·일반문서로 나뉜다.

이번 호에서는 행정기관이 일반 국민에게 유용한 내용을 널리 알리는 글을 중심으로 공문서를 보기로 한다. 자료는 해당 기관의 누리집(홈 페이지)의 ‘알림마당’ 등에서 찾아보았다.



(1) 다른 업무 처리 중이더라도 고객을 대하게 되면 하던 일을 멈추고 “어서 오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말로 양해의 말씀을 전한 후 하던 일을 중단하고 고객의 말씀을 경청하겠습니다.

산업자원부의 ‘행정 서비스 헌장’ 중 ‘고객에게 드리는 우리의 다짐’의 일부다. “우리는 항상 고객에게 친절하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우리는 고객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기겠습니다” 등과 함께 제시한 ‘고객을 맞이하는 자세’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말을 ‘양해의 말씀’으로 오해했다는 점이다. ‘양해(諒解)’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고객의 행위에 속한다.

다시 말하면 담당 공무원이 고객에게 즉시 서비스해 드리지 못한 것을 양해해 달라며 고객에게 요청하는 것이지 공무원이 고객을 상대로 양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위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라는 말로 “양해를 구하는 말씀을 드린 후”로 고쳐야 비로소 주객이 제자리를 찾아 상황에 맞게 된다.



(2) 1. 외출 후, 식사 전, 조리 시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기

2. 김밥 등 도시락은 아이스박스나 차가운 곳에 보관하기

3. 어패류 등 수산물은 익혀 먹고, 가급적 날것으로 먹지 않기

4. 물은 반드시 끓여서 마시기

5. 음식은 한번에 먹을 분량만 만들거나 구입하여 빨리 섭취하기



식품 의약품 안전청에서 작성한 ‘여름나기를 위한 식중독 예방 요령’의 내용이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여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표현 면에서 다소 손질이 필요하다. 우선 ‘외출 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설비가 좋은 공공 화장실이 아니면 외출 후 비누로 손 씻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혹 ‘귀가 후(집에 돌아오면)’를 이렇게 표현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이 권장 사항을 충분히 이행할 수 있다. 둘째 항에 나오는 ‘아이스박스’는 말을 길어지게 할 뿐 그리 필요한 말은 아닌 듯하다. 셋째 항의 “가급적 날것으로 먹지 않기”도 앞에서 말한 “어패류 등 수산물은 익혀 먹고”의 반복일 뿐 새로운 정보가 없다. 다섯째 항도 지나치게 장황하다. “음식은 1회분만(또는 ‘한 끼분만’) 준비하기” 정도로 줄이면 어떨까.

‘반드시’라는 말이 있고 없고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각 항의 길이도 조정하여 배열을 점점 길어지게 하든지 점점 짧아지게 하든지 하면 시각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좀 더 정제된 형식에 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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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02 15:30




김?진 국어생활연구원 원장 gimhuijin@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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