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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피옥' 논란의 핵심은 무엇인가?

[흑피옥, 숨겨진 비밀]
진위·연대·발견 지역·문명 단계 등 발굴된 인골 연대측정하면 풀릴 듯
  • 우실하 교수
흑피옥(黑皮玉, 검은 칠을 한 옥)이 출토된 곳은 베이징에서 서북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지역으로 유적지의 최초 발견자인 고미술품 수집가 김희용(59)씨는 이를 정천문명(井泉文明)이라고 명명하였다. 출토 지역에 큰 강은 없고 우물과 샘이 다수 존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정천문명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정식 발굴과 연대측정이 이루어지면 정천문명은 동북아시아 나아가서 인류의 문명사를 푸는 결정적인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흑피옥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쟁점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기로 한다. 이런 논쟁점들은 학술적인 발굴이 이루어지고, 지난 9월에 비공개 발굴을 통해서 수습된 인골에 대한 연대 측정이 이루어지면 모두 풀리게 될 것이다.

첫째, 흑피옥 자체의 진위 문제이다. 흑피옥 논란이 일기 이전부터도 중국의 옥기 소장자들 사이에서는 흑피옥은 알려져 있었다. 흑피오고 논란이 일기 이전부터도 중국의 옥기 소장자들 사이에서는 흑피옥은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흑피옥'이 정식으로 고고학 발굴을 통해서 확인된 적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자들은 흑피옥은 가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는 달리 민간 옥기 전문가들은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서 흑피옥이 진짜일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 2006년 8월 김희용 씨가 무덤에서 발굴한 흑피옥과 골반뼈(위). 서울대에서 우실하 교수에게 보내온 흑피옥 가운데 하나의 성분분석표(아래).
최초로 '흑피옥'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전 길림대 교수였던 옥기 전문가 바이위에(伯岳) 선생은<중국문물보(中国文物报)>(2001.9.12)에 '원형조각 흑피옥기의 진위와 년대에 대한 시론(圆雕黑皮玉器眞倣及年代初探)'이라는 글을 발표하였다.

이 글에는 2000년 6월 26일 국가지질실험측시중심(国家地質實驗測試中心)에서 흑피옥의 표피를 검사한 실측 자료들을 첨부하였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바이위에 선생은 "절대로 현대에 거짓으로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는 견해를 발표하였다.

필자가 2008년 1월 16일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 정전가속기연구센터에 성분분석 및 연대측정을 의뢰한 9점 흑피옥의 성분분석표를 보면 약 23종의 성분이 섞여있는데 중금속류가 많다. 중국학자들이 성분 분석한 글들을 보면 현재까지 약 35종 정도의 각종 중금속이 흑피옥의 표피에 섞여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흑피옥의 진위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던 2006년 8월 22일, 추적 16년 만에 김희용 씨는우란차부시(烏蘭察布市) 화더현(化德縣) 따징구촌(大井沟村)의 한 무덤에서 흑피옥 31점과 인골을 발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후 중국에서는 흑피옥 열풍이 불고 있다.

둘째, 흑피옥의 연대 문제이다. 흑피옥은 탄소를 함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탄소14 연대측정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전남과학대 정건재 교수가 2006년 11월 23일 서울대학교 공동기기원정전가속기(AMS)연구센터에 '흑피옥에 묻어있는 유기물'에 대한 '탄소14 연대측정'을 의뢰하여 14300±60년 전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통보받고 언론에 공개하였다. 이 사실은 중국에서 흑피옥 논란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2009년 2월 14일 필자가 서울대에 의뢰한 9점의 흑피옥과 1점의 홍산문화 옥기에 대한 성분분석표를 서울대학교로부터 통보받았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흑피옥은 (1) 흑색의 염료를 칠한 것으로 23종 이상의 성분이 검출되며, (2) 근래에 만든 위작일 가능성이 적으며, (3) 흑피의 성분 가운데 칼슘(Ca)의 비율이 높아서 흑피에 탄산칼슘(CaCo3) 및 탄산염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고 이 때문에 흑피옥의 실제 연대는 기존의 14300±60년보다는 덜 오래된 것일 수 있다고 한다.

이번에 발굴된 인골이 공개되고 연대측정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논쟁도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만일 연대측정 결과가 1만년을 전후한 시기로 나온다면 그야말로 세계사를 다시 써야 하는 위대한 발견이 될 것이다. 인골의 연대가 1만년 전후로 나올 경우, 흑피옥이 발견되는 정천문명은 요서(遼西)지역 요하문명(遼河文明)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인류 최초의 문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흑피옥이 발견되는 지역이 어디 인가하는 점이다. 흑피옥 가운데는 1980년대 중반 이후 만주 서부 지역인 요서 지방에서 새롭게 발견된 신석기 시대 홍산문화(紅山文化, B.C. 4500~B.C.3000)에서 출토되는 여러 가지 옥기(玉器)와 유사한 것들이 보인다.

예를 들어 '돼지 머리 모양의 옥기(玉猪龍), '곰 머리 모양의 옥기(玉熊龍), '옥거북', '동물 머리가 양쪽에 장식된 삼공기(禽獸形三孔器)' 등은 흑피옥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기존의 옥기 소장자들은 흑피옥을 홍산문화 옥기의 특이한 형태라고 생각해서 홍산문화 옥기로 소개했었고, 출토지도 홍산문화 지역인 요서 지방 일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김희용 씨는 2006년 8월 22일 내몽고 우란차부시(烏蘭察布市) 화더현(化德縣) 따징구촌(大井沟村)에서 흑피옥 출토지를 확인했다고 주장하였고 이 사실은 2009년 9월 22일 우란차부시박물관의 비공식 발굴로 확인되었다. 누구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역이었다.

흑피옥이 발견된 지역은 홍산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요하(遼河) 일대의 요하문명(遼河文明)과 앙소문화(仰韶文化: B.C. 4500 ∼ B.C. 2500)를 중심으로 하는 황하(黃河) 일대의 황하문명(黃河文明)이 교류하던 교류길의 한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고고학의 원로인 고(故) 쑤빙치(蘇秉琦) 선생은 이 고대의 교류길을 '와이(Y)자형 문화벨트'라고 명명하였는데, 흑피옥 발굴지는 그 한 가운데 있다.

만일 유적지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정천문명은 중국, 한국, 몽골 등 주변 국가들의 명실상부한 공통의 시원문명이 될 수 있으며, 유사한 형태의 옥기가 발견되는 요하문명과도 선후관계가 어떻든 연결될 수밖에 없다.

넷째, 흑피옥이 나오는 시기에 문명단계에 진입했는가 하는 점이다. 중국의 학자들은 흑피옥이 후대에 홍산문화 옥기를 모방해서 만든 가짜라는 입장이 많다. 왜냐하면 흑피옥은, (1) 정식으로 유적지에서 발굴된 적이 한번도 없고, (2) 흑피옥에 보이는 다양한 동물상, 인물상, 반인반수의 조각상 등이 너무나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3) 홍산문화 유적에서 발굴되는 것보다 훨씬 더 발달된 단계의 옥기로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실제로 김희용 씨가 소장하고 있는 수 백점의 흑피옥을 살펴보니, 그 정교함이나 예술적인 아름다움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인물상, 동물상, 반인반수상 등 실로 상상하기 어려운 발달된 단계의 조각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일 이 흑피옥이 1만년을 전후한 시기의 것이라면 이것은 글자그대로 '초고대 문명'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이런 발달된 단계의 흑피옥의 모습은 역으로 그것이 위작이라는 주장을 오히려 강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번에 발굴된 인골이 회수되어 연대측정이 이루어진다면 이런 모든 논쟁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다.

이제 흑피옥은 세계 고고학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은 정식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우란차부시박물관에서 비공개 발굴로 현장이 확인되었다. 김희용 씨가 2006년 8월에 팠던 바로 그 무덤에서 당시에 이미 꺼낸 흑피옥 31점과 골반뼈를 제외한 일체의 인골이 발굴되었다. 흑피옥과 관련한 여러 논란들을 풀기 위해서는 이 인골이 시급히 회수되어야 하며, 우선적으로 정확한 연대측정이 이루어져야한다.

흑피옥이 나오는 지역은 중국만의 고대문명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나아가서 인류 최고의 고대문명이 될 수도 있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를 위해서 중국, 한국, 몽골 등 인접국가의 학자들과 세계적인 관련학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발굴 및 연구과정을 개방해야 한다.

김희용 씨는 그 무덤 주변에는 많은 유사한 무덤들이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한 공개적이고 과학적인 발굴이 이루어져야한다. 발굴 결과에 따라서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고, 세계 역사를 새로 써야하는 위대한 발견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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