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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의 지표 뒤 중국의 맨 얼굴

[지상갤러리] 허진웨이 개인전 <현실의 잔광>
  • 현실의 잔광, 2009
중국 현대미술은 중국사회의 급속한 자본주의화 과정을 반영한다.

현란한 색감과 거침 없는 구성은 시장 개방과 함께 쏟아져 들어온 문물에 대한 지각적 충격과, 자본이 만들어낸 삶의 역동성을 반영한다.

그 상관이 천진해서, 몸보다 머리가 앞서게 된 기존 자본주의 사회 미술계에는 신선하게 다가올 정도였다.

세계는 소비 문화의 팽창 속에서 태동한 60년대 팝아트를 사랑했듯, 중국 현대미술에 매혹되었다. 몇 년 사이 중국 현대미술은 자본주의의 매너리즘에 대한 반대적 현상으로써 유쾌하게 통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 시장이 편애한 중국 현대미술의 일부분일 뿐이다. 급속한 자본주의화와 고도성장이 모두에게 동등한 혜택을 가져다 주지는 않았다. 양극화는 심화되었고, 불안과 혼란이 곳곳 깊숙이 파고들었다.

  • 창문 앞, 2009
사회의 속도가 삶의 속도를 앞질렀고 수천, 수만 년 동안 굳건했던 지반도 이제는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었다. 이런, 발전의 이면을 반영한 미술이 없을 리 없다.

허진웨이의 작품들은 성장의 지표에 가려졌던 중국사회의 맨얼굴 중 하나다. 어둡고 우울하며, 윤곽이 흐릿하다. 어린이들을 많이 그렸는데, '새 나라의 어린이'라고 하기엔 그들을 둘러싼 명도가 너무 낮다. 심지어 때로는 유령처럼 보인다. 중국사회가 감추고 싶어하며, 그 놀라운 성장 신화에 경도된 세계 역시 외면하고 싶어하는 부작용이기 때문일까.

이런 폭로의 주제가 그나마 냉정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화면 저 너머에서 비춰 오는 빛 때문이다. 동틀 무렵 정도의 온기가 마지막 보루처럼 작품 속 인물들을 감쌀 때, 그들은 비로소 한 명 한 명의 인간으로 슬프다. 그 슬픔이 중국사회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다. <현실의 잔광>을 보면 알게 된다. 중국 현대미술의 명랑은 혹시 신경증이나 강박증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허진웨이의 <현실의 잔광> 전은 이달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02-580-1300)에서 열린 후, 5월3일부터 31일까지는 인천시 중구 해안동 인천아트플랫폼(032-760-1002)으로 옮겨 전시된다.

  • 무지개, 2009
  • 동급생, 2009
  • 먼 곳을 바라보다, 2009
  • 등, 2009
  • 대운동장, 2009
  • 계단 아래, 2009
  • 서광, 2009
  • 소년,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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