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몸에 대한 담론> 전
보여지는 대상으로서 여성의 몸에는 성적 욕망과 조형미에 대한 욕망이 가로지르며, 그에 대한 여성 자신의 인식도 작동한다.
즉 몸 각각은 '비너스'와 '소녀시대'가 되라는 외부의 요구와, 이에 대한 개인의 타협 혹은 저항이 동시에 진행되는 곳인 셈이다.
<몸에 대한 담론> 전은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다. 권민경 작가의 작업이 지적 유희라면 장미라 작가의 작업은 감각적 재현이다.
권민경 작가는 자신의 몸을 충실하게 찍되 그 모습을 하나의 기호로써 가지고 논다. 디지털 사진 기술의 조작성과 이물감을 최대한 이용한 그의 작업에서 여성의 몸은 때로 코믹할 정도로 기이하게 보인다.
장미라 작가의 작업은 여성의 몸과 세계 간 공명의 풍경이다. 몸이 보이지는 않지만, 그 정황이 느껴진다. 여성을 암시하는 꽃과 방 등의 대상들은 카메라 렌즈에 특정한 색감과 질감으로 반응하고 있고, 작품에 흐르는 적적하면서 어쩐지 고집스러운 분위기는 남성 중심의 에로티시즘에 대한 여성 작가의 자의식처럼 보인다.
한 작품에 써 넣은 문구 '나는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지만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I can love anybody but not anybody' 가 대변하듯, 고요하지만 긴장감이 팽팽한 아이러니한 사진들이다.
여성 작가들이 카메라라는 통로를 온몸으로 통과해온 기록들 <몸에 대한 담론> 전은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위치한 갤러리아트사간에서 6월4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 02-720-4414.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