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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마저 의례가 된 현대의 강박

[지상갤러리] 노상준 개인전 <이동유원지>
  • 'fireworks'
하나같이 그럴듯한 놀이터다. 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 현장, 반듯하게 정비된 수영장, 별빛이 한가득 비치는 호수, 빙빙 돌아가는 회전목마.

그러나 와닿는 것은 놀이의 흥이 아니라 강박이다. 불꽃놀이 현장에도 수영장에도 으레 사람들이 빽빽한데다, 줄 맞춰 있다.

빽빽한데다 줄 맞춰 있기는 별빛이나 회전목마도 마찬가지다. '휴일holiday'이란 작품에는 주말과 명절마다 고속도로를 점령하는 자동차 행렬이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노는 모습이다. 현대인의 놀이는 언제부터 이렇게 으레 하는 '일'이 되었다. 사람들을 가장 자기 자신으로 만들어주는 놀이조차 표준화되었다. 노상준 작가는 그 패턴을 도로 장난감처럼 만들어 보인다.

그 기저에는 작가의 소외감이 있다. "기본적으로 빠르지 않은 리듬감을 가진" 작가는 "급격하고 역동적인 현대사회의 리듬"에서 자꾸 튕겨져 나온 모양이다. 이 부감의 시선은 고립된 채 주변을 바라본 결과다.

  • 'holiday'
"도시의 사람들은 어떤 힘에 이끌려 같은 행동들을 반복하고 무엇인가를 계속 추구한다. 공통 목표 아래 경쟁하고, 같은 생각을 서로 가르치고 강요한다. 그것은 영역표시 같기도 하고 동시에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자기 확인 같기도 하다."('작가노트' 중)

이 거대한 관습을 재현한 재료가 카드보드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약하고 부드러운 종이도 겹치고 겹치면 질기고 딱딱해진다. 현대적 놀이의 의례는 세대를 넘어 되풀이되며 당연해졌다. 일하듯 놀이하고,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심지어 자신이 누구인지도 잘 모른 채 남들처럼 죽어라 내달리는, 그러나 결국 한 세상 소꿉놀이에 그치고 마는 게 우리가 사는 모습이다.

노상준 개인전 <이동유원지 Giant Funfair>는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갤러리팩토리에서 7월28일까지 열린다. 02-733-4833.

  • 'pi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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