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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 가까워지는 '140자의 힘'

[문화예술인의 트위터 활용]
새로운 소통도구, 작품홍보 통로, 일상과 내면 들여다보는 창으로 인기
지난달 초, 국내 트위터 인구는 100만을 넘어섰다. 이제 트위터는 몇몇 얼리어답터의 놀이판이 아니라, 시대적 대세가 되고 있다. 이외수부터 사라 장까지 문화예술인들의 트위터 역시 새로운 소통기구가 됐다.

개인적으로 서로 몰랐던 문화예술인들도 트위터를 통해 온라인 이웃이 된다. 이들이 트위터를 통해 나누는 이야기들은 뭘까? 이들의 '트위터 발언'은 대중매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문화예술인들의 트위터를 들여다 봤다.

웬만한 매스미디어 못지않아

트위터를 개설한 대다수 문화예술인들이 대중과의 소통에 많은 공을 들인다.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십 만의 팔로어를 거느린 이들의 트위터는 매스미디어 못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준다.

문화예술인들의 '트위터 발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리트윗(retweet, 타인의 글을 자신의 팔로어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되면서 퍼지는가 하면, 신문과 방송 등 기존 언론이 트위터 발언을 옮기는 일도 부지기수다.

황석영 작가는 최근 문화부장관 입각설을 일축하며 트위터를 통해 견해를 밝혔다. 이전 신문이나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과 비교해 소통 방식의 변화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다.

지난달 30일 그는 트위터에 '사방에서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문화부장관 입각설~ 참으로 터무니없는 '죄송' 국면의 물타기인 듯~ 매체가 조선이라고 하던데요~ 저는 문학 이외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작가로 살아가는 것도 과분한 영광으로 알고 살아갑니다'고 썼다.

이 내용이 신문 등 매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다시 하루 뒤 이에 대한 심경을 글로 남겼다. '새벽에 들어와서~ 특임대사 운운도 언론의 일방적 흘리기~ 일찍이 공식적 제의를 받은 적도 수락을 한 적도 없는데~ 중재위에 거론하라는 주변의 권유를 참고~ 그저 오늘날까지 묵묵부답.'

국내 트위터 팔로어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 씨는 하루 3건 이상의 트위트(트위터에 올리는 글)를 쓴다. 정치적 발언은 실시간 뉴스로 보도된다.

디자이너 김영세 씨는 트위터를 통해 독자와 대화를 나눈다. <이노베이터> 등 그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감상문을 올리면 그에 대한 대답과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실시간 올린다.

"디자인은 경제의 중심/ 예술은 문화의 중심이라 말한 적 있으나 경제와 문화도 하나로? RT(리트윗) 디자인은 실용성에 예술은 심미성에 초점을 맞춘다."(8월 27일)

공연, 책 홍보 통로

트위터는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을 홍보하는 통로로도 활용된다. 영화감독 이현승 씨는 열성적으로 트위트를 올리는 문화예술인 중 한 명. 최근 영화<푸른 소금>을 촬영 중인 그는 크랭크인부터 촬영 중 일과를 트위터로 밝히는데, 간간이 배우와 스탭의 안부를 묻기도 한다.

'촬영 연기. 날씨가 드디어 한국영화 제작비 상승에 주범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변덕이 심하면 방법이 없다... 변덕 심한 인간들도 정말 싫어~~~' (8월 23일)

작가들의 신간 출간 일정이나 작품 집필 소식을 알려 주는 통로로도 사용된다. 소설가 김탁환 씨는 지난 6월 '집필을 시작합니다'라고 알렸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소설 연재 근황과 최근 구입하거나 읽고 있는 책, 외우고 있는 경구 등을 기록하고 있다.

'다시 파주에서 집필 중. 한여름에 겨울씬 쓴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중. "지금 엄청 추워. 영하 30도라고. 허연 입김 보이지? 양말도 겹으로 장갑도 겹으로 외투도 겹으로!" 내가 지금 뭐하는 거지? 그래도 덥다, 정말!' (8월 29일)

소설가 김영하 씨는 자신의 국내외 출간소식과 행사를 트위터로 알린다. 지난 6월에는 '7월 출간을 목표로 그동안 쓴 단편들을 묶고 있습니다'라며 <오빠가 돌아왔다> 이후 5년 만에 출간하는 단편집의 제목을 트위터에서 공모했다.

6월 2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새 단편집의 제목을 두고 고심 중이라며 세 가지 후보 가운데 하나에 투표해 달라고 부탁했다. 1번은 '한낮에 꾸는 무서운 꿈과 고귀한 신중함', 2번은 '여행', 3번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였다.

투표에는 트위터를 이용하는 독자만이 아니라 동료 문인도 참여했다. 소설가 은희경 씨는 3번에 투표했다. 소설가 정이현 씨도 '3번 좋은데요!'라며 한 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 3번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작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를 제목으로 정했다.

김영하 작가는 "매번 제 의사대로 제목을 정했지만, 이번에는 '대중지성'을 믿어 보자는 생각으로 제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상의 기록 공간으로

기존의 블로그와 미니홈피처럼,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데 트위터가 활용된다. 이때 트위터는 문화예술인들의 일기장 구실을 한다. 이들의 트위터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하루의 동선이 그려지기도 한다. 소설가 은희경 씨가 트위터를 통해 정리한 9월의 계획은 다음과 같다. '9월의 약속: 부산행 늦은 휴가, 친구 얼굴 보러 발리에 가기. 후배들이랑 캠핑하기, 제주 길 걷기, 귀국 환영 여행. 아버지 산소 가기, 열 번째 책 출간, 단편 마감. 몇 개나 지킬 수 있을지...'(8월 31일)

귀국 환영 술자리 후 작가의 트위터 일기를 보면 평범한 일상이 그려진다.

'어떻게 이래? 2주일 다이어트가 3일 폭음으로 완전 제자리! 보름 전 만났을 때 내게 당장 다이어트하라고 했던 후배들, 오늘 만나 그 얘기 또 하겠군. 이럴 땐 아예 민소매로 가는 거다. 문학이론을 빌리면 낯설게 하기 전략?' (8월 31일)

특히 문인들이 트위터에 남긴 일상의 기록과 단상들은 독자가 그들의 일상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은 창이 된다. 시인 김소연씨는 꽤 많은 문인들 사이에 알려진 유명 트위터. 그녀는 일상생활을 기록하는 한편 가끔 트위터를 통해 만난 지인들과 번개도 하고, 문학작품에 관한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

'오늘 봉은사에서 트위터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함께 해주신 마음 너무 고맙고 든든했습니다!' (8월 20일)

'요즘 시가 점점 '조합+배열+연결'의 기술이 빚는 불균형과 충돌로 미학을 드러내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어서요, 이렇게 해도 재밌는 시가 재탄생되지 않을까 한 번 실험을 해보았어요.' (8월 25일 , in reply to timemuseum -소설가 김영하 트위터- )

140자 짧은 글을 통해 문화예술인들은 한층 더 대중과 가까워지고 있다.

트위터, 소통 도구일까?

대중은 유명인과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적잖은 유명인의 트위터는 사실 일방향의 정보 전달 도구로 쓰이고 있다.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십만의 팔로어를 가진 유명인들이 자신의 팔로어와 일일이 '맞팔'(서로 팔로어로 등록한 것)을 맺을 수는 없는 일. 자연스럽게 유명인들의 발언을 구경하는 양상이 되기 쉽다.

또한 리트윗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삽시간에 확산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7월 초 개그맨 김미화 씨는 트위터를 통해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라고 밝혀 논란을 빚었다. KBS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김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단문으로 소통하는 특성상 감각적 표현에 신경 쓰게 되고, 간혹 짧은 말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가수 이하늘 씨는 얼마전 트위터에 '거지같은 (SBS) 인기가요.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강심장'을 안 하면 자기네 방송에 출연 안 시켜 주신단다'는 글을 올렸다. '가요순위 프로그램에 출연하려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는 것. 이 씨는 제작진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SBS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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