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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신드롬, 폭력문제, 비정규직…

사회 현상 전반에서 모티프 얻은 다양한 작품들 무대에 투영
  •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
대본을 기반으로 하는 공연예술에서 좋은 대본의 중요성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좋은 대본은 다른 연출가와 작가에 의해 끊임없이 각색되고, 배우들의 연기에 따라 그때마다 새롭게 태어난다.

이런 공연예술의 특성상 동시대에 대한 조명이 시의적절하게 무대에 반영되기란 쉽지 않다. 창작극에 대한 시도가 활발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현상 전반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작품에 투영하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창작 토론극'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공연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킨 은 마치 시사 프로그램처럼 2시간 동안의 공연에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는 쟁점들을 모두 끄집어낸다.

토론 방송 중계라는 포맷을 기본으로 광장집회, 학력 위조, 자살 신드롬, 아동 성폭행 등 사회 현안들을 포함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4대강과 세종시, 신종 플루 등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신랄한 풍자도 이어졌다.

극단 미로의 안재범 연출가는 "당시 가장 첨예했던 사회적 이슈들을 토론, 제의식과 놀이의 장에서 펼침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사회에 대한 풍자와 비평을 하고, 사라진 연극성을 부활시키려는 목적이었다"고 당시 연출 의도를 밝혔다.

폭력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고선웅 연출가는 소설가 김영하의 원작소설을 무대화한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에서 다시 한번 폭력의 문제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어떨 땐 가족이 더 무섭다.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게 가족 안에서 벌어질 때 비극이 발생한다. 특히 요즘에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폭력이 더욱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올초 영화 <아바타>로 인한 3D 열풍이 문화계를 강타했을 때 고 연출가는 또 자신의 작품에서 3D 기술을 도입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인어도시>에서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이례적으로 3D 기술을 쓴 것. 그는 또 이 작품에서 또 하나의 사회 이슈인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에 관한 문제를 거론했다.

"한국사회가 급변하다보니 거기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이런 내부의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을 등장시켜 화해를 시도해보고자 했다."

한편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반도체 소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삼성에 입사하려고 몸부림치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작품이다. 최철 연출가는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라인에서 일하다 숨진 박지연 씨의 사연을 봤는데, 그 어린 소녀의 죽음이 쉽게 잊혀질 것 같아 무대화하기로 했다"고 기획의 배경을 밝혔다.

최철 연출가가 함께하고 있는 극단 날은 2008년에도 '촛불 소녀'의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은 <삽질>과 지난해 용산참사에서 모티프를 얻은 <리스트> 등 사회 문제를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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