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 5월 22일까지

Jacpueline Kennedy ⓒ1957 Yousuf Karsh
오드리 헵번과 윈스턴 처칠, 마더 테레사와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등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거의 모든 위대한 인물들을 가장 충직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담아낸 유섭 카쉬의 사진전 <인물사진의 거장, 카쉬>가 열리고 있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앤디 워홀, 넬슨 만델라, 샤갈,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인물 사진들이 추가됐다.

유섭 카쉬가 인물들의 진면목을 이끌어낸 뒷이야기는 전설처럼 회자된다. 그는 상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오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얻은 인상을 정확히 표현하려 노력했다.

자신의 집에서 피아노 연주에 몰두해 있는 피아니스트 글랜 굴드, 조용히 멈추어 있는데도 온몸에 율동감과 긴장감이 배어 있는 무용가 마서 그래이엄, 작업복을 입은 채 "아이 같은 재치와 유머러스함"을 풍기는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 등이 그렇게 탄생했다.

얼굴의 반이 그림자로 덮인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의 사진에는 그에게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은 유섭 카쉬의 해석이 녹아 있다.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생기발랄한 눈웃음을 짓고 있는 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의 사진은 우연하고도 결정적인 순간이다. "당신의 육감적인 입술을 보여달라"는 유섭 카쉬의 농담에 루돌프가 이런 제스처를 해보였던 것.

Ernest Hemingway ⓒ 1957 Yousuf Karsh
윈스턴 처칠의 카리스마가 드러나게 하기 위해 유섭 카쉬가 그의 시가를 낚아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윈스턴 처칠이 성난 황소처럼 보인 한 순간을 유섭 카쉬의 카메라는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자신이 '낚였음'을 눈치 챈 윈스턴 처칠은 이내 미소를 지었고, 그 얼굴 역시 사진으로 남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장의 사진을 모두 볼 수 있다.

총 100여 장의 대표작이 한국을 찾았고, 인물사진 외에도 손과 풍경을 주제로 한 사진들이 포함됐다. 전시는 5월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1544-1681


Martha Graham ⓒ 1948 Yousuf Karsh
Elizabeth Taylor ⓒ 1946 Yousuf Karsh
Glenn Gould ⓒ 1957 Yousuf Karsh
Rudolph Nureyev ⓒ 1977 Yousuf Karsh
Dr Albert Schweitzer ⓒ 1954 Yousuf Karsh
Joan Miro ⓒ 1965 Yousuf Karsh
Alberto Giacometti ⓒ 1965 Yousuf Karsh
Christian Dior ⓒ 1954 Yousuf Karsh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