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종문화회관 미술관 5월 22일까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앤디 워홀, 넬슨 만델라, 샤갈, 엘리자베스 테일러 등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인물 사진들이 추가됐다.
유섭 카쉬가 인물들의 진면목을 이끌어낸 뒷이야기는 전설처럼 회자된다. 그는 상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오랜 대화와 교감을 통해 얻은 인상을 정확히 표현하려 노력했다.
자신의 집에서 피아노 연주에 몰두해 있는 피아니스트 글랜 굴드, 조용히 멈추어 있는데도 온몸에 율동감과 긴장감이 배어 있는 무용가 마서 그래이엄, 작업복을 입은 채 "아이 같은 재치와 유머러스함"을 풍기는 초현실주의 화가 호안 미로 등이 그렇게 탄생했다.
얼굴의 반이 그림자로 덮인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의 사진에는 그에게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은 유섭 카쉬의 해석이 녹아 있다.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생기발랄한 눈웃음을 짓고 있는 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의 사진은 우연하고도 결정적인 순간이다. "당신의 육감적인 입술을 보여달라"는 유섭 카쉬의 농담에 루돌프가 이런 제스처를 해보였던 것.
총 100여 장의 대표작이 한국을 찾았고, 인물사진 외에도 손과 풍경을 주제로 한 사진들이 포함됐다. 전시는 5월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1544-1681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