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사랑의 힘을 준 이 사람들을 보라


■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황대권의 유럽 인권기행
황대권 지음/ 두레 펴냄

이 책의 지은이는 이른바 양심수다. 그는 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13년2개월 간 감옥살이를 했다. 지은이가 감옥에서 할 수 있었던 최상의 ‘사회적 행위’는 편지쓰기 였다. 편지를 통해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을 통해 세상을 읽을 수 있었다. 이 때 지은이에게 글로써 ‘사랑의 힘’을 보내 주었던 사람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지은이는 전세계 인권단체들의 노력으로 1998년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출소 1년 만에 지은이는 유럽으로 인권 여행을 떠났다. 그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를 찍기도 했던 노르웨이 엠네스티가 그를 초청한 것.

지은이는 1년 여 동안 유럽에 머물면서 외로운 독방에서 견딜 수 있는 힘을 선물한 아름다운 사람들을 하나 둘 만났다. 어머니처럼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었던 수양 어머니 로쉰, 10년간 희망을 잃지않고 끊임없이 사랑을 보내준 비상부르 그룹과 마르탱, 외국의 양심수에게 편지를 쓰기 위해 여든 살이 넘은 나이에 영어를 배운 니바, 영국 펜클럽의 옥중작가위원회 위원장이자 큰 형과도 같은 존재인 데이비드 홀만 등등.

지은이는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일상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인권의 얼굴을 대할 수 있었다.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을 최상의 목표로 삼아 살아가는 이 살벌한 세상에 이처럼 남모르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새삼 확인하고, 새삼 놀랐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 사람들을 보라, 이 놀라운 사람들을 보라!”고 외치고 싶어진다고 한다.

입력시간 : 2003-12-2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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