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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산책] 감동과 아름다움의 스노우 마임
<세계의 광대 슬라바 플루닌 내한공연>

‘ 고도를 기다리며’의 쓸쓸함, 채플린의 애잔함, 현대 연극 어법을 완성한 스타니슬라브스키의 전통, 톨스토이의 철학적 깊이….이 모든 것들을 한 데 함축한 무대가 있다. 러시아 연극쟁이로 세계의 광대라 불리우는 슬라바 플루닌이 바로 그다.

플루닌이 온다. 같은 패거리 광대들과 함께 펼칠 ‘ 스노우 쇼’가 서울을 겨울의 환상속으로 빠뜨릴 태세다. 2001년, 2003년 이미 국내에 선보여 찬사를 불러 일으켰던 이 무대는 올해 브로드웨이 장기 공연을 앞두고 펼쳐지는 것이라 새로운 각오로 충만해 있다.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을 찾은 네 명의 광대들이 펼치는 동화 같은 무대다. 한순간 보트로 변해 무대에서 항해하는 침대, 은빛 가루를 뿌리는 달, 광대들의 빗자루에서 풀려 나온 거미줄 등 이 무대는 상연 시간 80분 내내 곳곳에 놀라움을 숨겨 놓고 있다. 따져보면 결국 헛것들이 난무하는 이 사이버 시대에 실재하는 것만이 일궈낼 수 있는 감동과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사랑 실연 고독 등 보편적 테마를 환상적 조명과 의상 등 무대적 어법을 빌어 정교하게 녹여 내는 것이다. 1996년 에딘버러 페스티벌 비평가상, 98년 러시아 골든 마스크상과 런던의 로렌스 올리비에상 등 세계적 연극상을 석권했고, 50여개국의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1979년, 극단 ‘리체데이’를 창단, 마임의 세계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보여 온 슬라바 폴루닌이 거둔 찬란한 승리다.

가장 ‘ 스노우 쇼’다운 장면이라 일컬어 지는 대목은 겨울의 달밤을 배경으로 연인이 펼치는 작별의 순간이다. 출발을 알리는 기차의 경적 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손에 건네 준 편지를 읽는 순간, 편지가 눈송이로 변하는 대목이다. 눈송이는 이내 소용돌이가 되어 객석 위로 몰아치면 관객의 입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탄성이 울려 퍼지는 것이다.

곳곳의 연극상을 석권한 플루닌은 2001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 세계 연극 올림피아드’의 ‘ 거리 축제’ 부문에서 예술 감독을 맡아 역량을 과시하기도 했다. 브로드웨이 진출의 시금석이 될 이번 무대에서는 절정에 다다른 그와 단원들의 앙상블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막 내린 뒤에도 놀라움은 계속된다. 플루닌이 커다란 풍선을 객석에 던지는 것을 신호로 관객과 광대의 즉석 공놀이가 펼쳐진다. 누가 배우이고 누가 관객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극 같기도 놀이 같기도 한 모든 상황이 끝난다. 2월 10~22일까지 LG 아트센터(02)2005-5114

<라이브>

한국 포크 문화의 산실로 명성을 굳혀가고 있는 청개구리 콘서트가 신년 프로그램으로 ‘ 이용복 단독 콘서트’를 마련했다. ‘ 그 얼굴에 햇살이’, ‘ 줄리아’ 등 왕년의 히트곡은 물론, 자신의 소프라노 색소폰 연주가 곁들여질 신곡 ‘ 아이야’ 도 함께 선보인다. 25년만에 앨범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발표하는 등 최근 들어 창작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그가 보여줄 현재다. 1월 30일 서울 YWCA 마루홀. (02)2231-7248

<전시>

포항의 현대예술관 갤러리는 ‘지역 작가 초대전-대왕암에서 간절곶까지’를 펼친다. 강문칠 김선이 등 서양화가, 권강숙 김성조 등 동양화가, 김세윤(섬유미술가) 정재효(도예가) 등 공예가, 딸의 일상에서 느낀 감흥을 포착한 사진 작가 우영일 등 12명의 신예를 한 데 모았다. 2월 17~3월 13일까지 현대예술관 갤러리(052)235-2143

<연극>

1975년 국내 초연된 이래 스타의 산실로 기능했던 연극 ‘ 에쿠우스’가 성격파 배우 조재현을 만나 거듭난다. TV와 영화를 누비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조재현, ‘ 종로 고양이’ ‘ 오필리어’ 등에서 확인된 연출력으로 차세대 연극의 유망주로 굳어진 연출가 김광보, TV 드라마 ‘ 무인 시대’에서 정중부로 열연하다 이번에 의사 다이사트로 변신한 김흥기 등의 앙상블이 기대된다. 1월 29~3월 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62-0010

1월 29~3월 7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2-0010

<콘서트>

로마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 온 바리톤 이상준이 귀국 독창회를 갖는다. 도니제티, 벨리니, 베르디 등 이탈리아 작곡가의 모래를 중심으로 김동환의 ‘ 그리운 마음’ 등 한국 가곡도 들려 준다. 2월 2일 세종문화회관소극장 (02)586-0945

가장 비발디적인 ‘ 사계’를 들려 주는 것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바이올린 주자 파비오 비온디가 온다. 비발디의 필사본을 텍스트로 해 원곡의 의도와 가장 근접하다는 호평을 얻으며 프랑스의 골든 디아파종 상 등 클래식 음반상을 석권했다. 함께 오는 실뻬풔?에우로파 갈란테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을 혁신적으로 재해석해 각광 받고 있는 단체다. 2월 5일 LG아트센터 (02)2005-5114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4-01-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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