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그때 그상황'을 현실과 접목

'월간궁녀' 제작자 허승혁씨 인터뷰
재미난 '그때 그상황'을 현실과 접목

“드라마라는 가상의 공간과 현실 세계의 간극에, 상상력을 도구로 비집어 들고 싶었어요.”

국내 드라마 패러디 중 최초의 잡지 형식 작품인 ‘ 월간 궁녀’를 선보인 네티즌 허승혁(26)씨. ‘무늬만 대학생인 아웃사이더’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그가 대장금 패러디 잡지를 만든 것은 “잡 생각이 많고 글을 좋아하는” 성향 때문이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법학도로 평소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가 ‘대장금’에 빠진 것은 지난해 12월. 뒤늦게 한 번 드라마를 보고 난 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1부부터 모조리 돌려 봤을 정도로 깊이 중독됐다. 드라마에 처음으로 푹 빠진 이후 ‘ 시간 낭비’로 보일 수 있는 패러디 문화에도 색다르게 접근했다. “드라마 속 내용이 현실이라면 저 상황에선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이 꼬리를 물고 이어 지더군요.”

‘ 월간 궁녀’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16일부터 인터넷 대장금 홈페이지(www.imbc.com/broad/tv/drama/daejanggum/)에 ‘리디의 대장금 패러디 카툰’을 연재하고 있는 그는 3월에는 ‘ PC사랑’이라는 월간지를 통해 오프라인 ‘ 월간 궁녀’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 선데이 궁녀’, ‘ 오마이 궁녀’ 등이 그의 야심작이다. “예컨대 한밤 중에 중전에게 음식을 올리는 장금의 경우, ‘ 오마이 궁녀’에선 부당한 노동 착취라고 꼬집을 수 있겠지요.” 다른 사람들이 생각치 못하는 ‘신선한’ 관점을 강조하는 그는 “ 신문에 따라 동일한 사건을 대하는 논조가 다른 것처럼, 보는 시각에 따라 같은 상황을 얼마나 다양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02-18 15:22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