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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의 세계] 몸짱 열풍에 헬스기구 불티


‘몸짱 신드롬’이 거세다. 영화에서 ‘王’자를 뽐내며 여성 팬들의 탄식을 자아낸 권상우와, 초인적인 감량과 운동으로 20대 몸매를 만든 40대 아줌마가 신드롬의 주인공이다.

얼굴 못생긴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몸매까지도 가꾸어야 하나라고 생각할 건 아니다. 타고난 미모나 성형수술과 같은 인공적인 조작이 필요한 ‘얼짱’보다는 맘먹기에 따라 몸매 가꾸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니까. 그런 탓일까? ‘몸짱’ 신드롬의 경제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헬스클럽에 사람들이 붐빈다고 하지만 TV홈쇼핑에서도 지난 한달 러닝머신 등 운동기구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운동기구 전문 동료 쇼호스트는 어느 일요일 각기 다른 운동기구를 소개하는 3개 프로그램에 겹치기로 출연, 매출 목표를 모두 초과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가족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몸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결재권(?)을 쥔 주부가 ‘몸짱까지는 아니더라도 군살 정도는 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리라. ‘그것은 계절적으로 이맘 때쯤이면 사람들이 몸매에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열풍이 한 순간 반짝하고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 달 전만 해도 죽을 쑤던 제품이 어떻게 한 순간에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뛸 수 있단 말인가?

재미있는 것은 TV홈쇼핑에서 운동기구의 매출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주문이 쏟아질 때의 화면을 보면 그야말로 ‘몸짱’, 멋진 몸매의 여성 모델이 짧고 타이트한 의상을 입고 운동 기구 위에 서서 미소를 짓고 있다. 그것도 카메라가 멀찍이 떨어져 화면을 잡는 게 아니라 클로즈업 상대로 모델의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몸을 훑어갈 때, 주문이 쇄도한다.

TV홈쇼핑 채널에서 소개하는 러닝머신은 100만원 안팎의 고가 제품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은 물론, 디자인과 소음도, 진동 등 장단점을 꼼꼼히 따지리라고 제작진은 생각한다. 그래서 머리를 싸맨다. 그런데 정작 매출은 엉뚱한 데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것도 근육이 우람한 남성 모델이 아니라 미끈한 여성 모델이 설 때다.

반대로 뱃살이 두둑한 중년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열심히 운동해서 군살을 빼십시오’라는 컨셉으로 방송을 하면 매출이 아주 형편없다. 이런 컨셉은 아예 TV 홈쇼핑 PD들 사이에는 금기의 모델링이 되고 말았다. ‘그저 저 여자처럼, 딱 저만큼만, 그리고 열심히 운동해서 저렇게 쪽 빠진 여자랑 데이트 한 번이라도… 꿀~꺽… 그리고 나도 할 수 있다!’는 환상이 매출을 일으키는 셈이다. TV화면을 지켜보는 순간 본인의 몸 상태는 인식하지 않고, 모델의 몸매와 자신의 몸을 동일시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러닝머신 방송을 한 번도 진행해 본 적이 없다. 안 한다라기 보다는 못한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TV홈쇼핑 채널은 온라인 유통채널이면서 동시에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 채널이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몸짱’의 꿈을 심어 줄 수 있는 호스트가 적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몸짱’의 꿈을 갖고 러닝머신을 구입한 분들에게 한 말씀 더 드리면 ‘초심을 끝까지 밀고 나가십시오.’ 많은 러닝머신이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고 빨래 건조대로 전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슬프다구요! 운동기구를 두 번 죽이는 일은 하지 말자고요!



CJ 홈쇼핑 쇼호스트 문석현 moonanna@cj.net


입력시간 : 2004-02-2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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