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숍하우스 지음 /선우미정 옮김/ 들녘 펴냄

[출판] 엄마는 힘이 세다
미하엘 숍하우스 지음 /선우미정 옮김/ 들녘 펴냄

엄마는 정말 위대한가? 이를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여기는 이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엄마들은 일생 동안 우리 곁에서 따뜻한 심성의 교육자, 솜씨 좋은 요리사, 친절한 간호사 역할을 다한다. 그 누구도 엄마와 같은 자제심, 온화함, 인내심을 발휘할 수는 없다. 또 그 어떤 사람도 우리 엄마들처럼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조건없이 사랑하지 못한다.

그러나 과연 이 세상의 모든 엄마가 다 그럴까? 가난이 싫어 자식을 내팽개치는 엄마, 이혼 후 새로운 생활을 위해 자식을 귀찮게 여기는 엄마도 있지 않는가. 엄마들 역시 보통 사람들과 똑같이 이기적이며, 종종 독선적이고 때로는 나약한 존재가 아닌가. 어쩌면 우리 모두가 엄마들에게 “엄마는 위대하다”라는 것을 지나치게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존재, 엄마에 대해 쓴 책이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로서의 차별 대우나 불평등에 대한 통계 수치를 다룬 책도 아니고, 어떤 이론을 주장하기 위해 쓴 논문도 아니다. 지은이는 자신의 아들처럼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과 눈물겨운 투병 생활을 벌이고 있던 엄마들을 접하면서, 자식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엄마들에 대한 존경과 관심으로 이 글을 썼다.

남자인 지은이가 여자인 엄마에 대해 말하는 게 가능할까. 지은이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우리 모두의 출발점이므로. 또한 남자들이 경험한 최초의 여자가 바로 엄마이므로. 지은이는 프리랜서 기자라는 직업에 걸맞게 엄마로서 살아가는 모든 여자들의 모습을 적확하게 묘사한다. 맹목적으로 찬사만 늘어놓는 게 아니라 때로는 불편한 목소리로, 때로는 투정어린 목소리로 엄마에 대한 비판적인 사랑의 고백을 털어놓는다.

최성욱기자


입력시간 : 2004-05-13 14:59


최성욱기자 feel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