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세계경영오가 노리오 지음/ 안소현 옮김/ 루비박스 펴냄

[Books] 소니, 할리우드를 폭격하다
소니의 세계경영
오가 노리오 지음/ 안소현 옮김/ 루비박스 펴냄


1951년 도쿄예술대의 한 대학원생이 일본 최초의 녹음기 시연장에 들어서서 이른바 ‘VIP 이펙트’라는 기기를 살펴보고 있었다. 마침 기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음악도였던 그는 진동과 소리 왜곡 등 제품 설계상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끄집어냈다. 2명이었던 회사 창업주는 이 비범한 천재를 끈질기게 쫓아다녔고, 마침내 음악을 함께 한다는 조건을 달고서 그를 간신히 영입했다. 그 회사는 소니요, 천재 음악도는 세계적 브랜드 소니의 영역을 넓힌 오가 노리오 였다.

책은 오가 노리오의 자전적 경영일지다. 지난 2년여 동안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나의 이력서’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여기에는 바리톤 가수를 꿈꿨던 음악도가 소니를 디지털 시대의 선두 주자로 이끌어오는 동안 쏟아부은 모든 열정이 담겨있다.

오가 노리오가 평생 간직한 화두는 ‘감동’이었다. 그는 보기에 아름답고 성능도 뛰어나며 그 제품을 갖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제품을 만들려고 했다고 한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날 때의 두근거리는 마음,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을 소니라는 기업과 그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일깨워주려 했다는 것이다. 그는 브랜드와 디자인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소비자들로부터 모든 제품에 대해 ‘소니답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애썼다.

그가 소니의 CEO로 활동하면서 이뤄낸 업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워크맨, CDP, 미니디스크, 콜럼비아영화사 인수 등등 그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을 스스로 개척했다.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일깨웠다.

입력시간 : 2004-05-2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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