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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는 집] 멕시코 음식점 명동 <쿵가콩가>
색다른 맛에 가슴이 '쿵당콩당'



아무리 복잡한 곳이라고 해도 잠시 눈을 돌리면 쉬어갈 만한 곳이 보이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명동에서 그러한 여유를 찾는 것은 왠지 불가능해 보인다. 넘쳐나는 상점과 노점, 그 사이를 이리저리 오가는 수많은 행인들을 보면 이 곳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는지를 짐작케 한다.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명동에도 그런 곳이 있다. 몰라서 가지 못할 뿐이다. 바로 중국 대사관 정원과 맞닿아있는 곳들이다. 중국 대사관 앞을 수없이 지나다녔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이렇게 아름답고 시원한 숲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아 발견의 기쁨이 더욱 크다.

크고 작은 옷가게와 화장품가게가 밀집해 있는 명동의 작은 골목에 ‘쿵가콩가’라는 음식점이 있다. 2층부터 4층까지 모두 넓은 창이 있어 중국 대사관의 정원이 마치 제집 정원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이 곳을 찾는 이유는 단지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멕시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

최근 몇 년 사이에 아는 사람들이 제법 늘긴 했지만 8년 전 문을 열 당시만 해도 멕시코 음식은 완전히 다른 세상 음식 취급을 받았다고. 쿵가콩가에서 요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상수 고문은 벌써 35년 넘게 멕시코 음식을 만들어오고 있는 우리나라 멕시코 요리의 산 증인이다. 1960년대 후반 우연히 ‘멕시코’ 라는 레스토랑에 발을 들여놓았는데 도대체 뭐가 뭔지 하나도 몰랐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곳인 지라 가르침을 줄 만한 사람은 더 더욱 없었다고. 그래서 택한 방법이 독학. 비록 멕시코에 갈 수는 없었지만 스스로 외국 잡지를 구해 번역을 해 가며 요리법을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당시 미8군에서 매주 한번씩 열렸던 멕시코 데이나 멕시코 대사 부인의 음식 강연을 통해 어깨너머로 배우기 시작한 것이 멕시코 음식과의 인연이었다고.

갖가지 음식점이 들어서 있는 명동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1순위 방문지다. 한국적인 음식에 정을 붙이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쿵가콩가에서 보이는 반응은 매우 좋다. 쿵가콩가에서 맛볼 수 있는 정통 멕시코 음식은 ‘타코스 또르띠야’. 새우살과 소라, 양송이 등을 칠리 소스와 함께 버무려 타코스에 담아낸다. 보기엔 매울 것 같지만 맛은 담백하고 고소하다. 타코스도 옥수수와 밀가루를 반죽을 해 직접 만든다. 함께 나오는 밀떡에 야채와 칠리소스를 싸서 먹을 수도 있는데 비유를 하자면 우리나라의 밀전병이나 구절판과 비슷하다. 안칠라타 또르띠야 역시 전통 음식이다. 밀떡 안에 여러 가지 재료를 담아 돌돌 말아먹는 것이 케밥과 비슷하다.

돈가스가 함께 담아져 나오는 멕시칸 라이스나 김치볶음밥은 두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어 반응이 좋다. 가볍게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면 베이글까지 함께 서비스되므로 약간 출출할 때 가는 것이 좋다.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면 따뜻한 베이글과 함께 아이스크림, 생크림 등이 함께 나와 여성 고객들이 특히나 더 좋아한다.

페루에서 직접 들여온 갖가지 소품들도 독특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2층과 3층이 남미풍으로 꾸며졌다면 4층은 깔끔한 모던 스타일로 리모델링했다. 비록 내집, 내정원은 아니지만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이렇게나마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 메뉴 : 타코스 또르띠야 10,000원, 안칠라타 또르띠야 10,000원, 볶음밥류 8,000원(후식 제공), 콩가정식 20,000원, 폭커틀렛&폭찹 세트 12,000원, 커피 4,500원~5,500원
■ 위치 : 명동 코리아나극장 옆 골목 쿵가콩가라는 옷가게 건물 윗층. 02-775-6600
■ 예약 : 주말에는 예약 받지 않음






서태경 자유기고가 shiner96@empal.com


입력시간 : 2004-06-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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