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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내 아이 바르고 건강하게 키우기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다키이 히로오미 지음ㆍ 김성기 번역ㆍ 황금가지 발행ㆍ12,000원

책 읽어주는 아빠.
이영호 지음ㆍ해피아워 발행ㆍ9,000원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10년 후를 설계한다.
조진표 지음ㆍ예담 발행ㆍ9,800원


5월에는 각종 ‘날’이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이 잇따른다. 한 달 전체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들은, 조금 과장하면, 결국 한 점으로 모아진다. ‘자식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 것인가’가 그것이다. 거기에는 왕도가 없다. 아니 있을 수 없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좋은 길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말들이 많다. 저마다 의견이 다르다. 어찌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이 그래도 낫다.

‘내 아이에게…’는 아이들이 위험으로 가득찬 생활인 라이프 해저드(Life Hazard)에 빠져 생명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 NHK 사회부 기자 출신인 저자는 1999년부터 4년간 일본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의 실제 생활을 추적했다. 그 결과는 한 마디로 지금(이 책은 지난해 출간됐다) 우리 아이들은 위기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후 다섯 달 된 자식의 아토피 증세로 가족 생활 전체가 엉망이 되면서 아이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1년 동안 휴직하면서 본격적으로 파고 들었다. ‘우리 동네에서 처음으로 아이를 놀이터에 데리고 나간 아버지가 된’(우리나 일본이나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는 아이들에게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아토피에 걸린 아이들이 한 둘이 아니고, 한결같이 표정이 없고, 밖에서 뛰어 놀기 보다는 TV 앞에 앉기를 더 좋아하고, 항상 피곤해 한다. 구체적으로는 체력 저하, 생체 리듬 파괴 등 자율신경계 저하, 아토피 등 면역계 이상, 비만 당뇨 등 내장 및 혈관계 이상, 뇌 발달 부전 등이다. 그 원인은 바로 수면이나 식생활 놀이 등 생활 곳곳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끌어들였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결론 짓고, 모럴 해저드를 모방해 생활 파괴를 뜻하는 라이프 해저드라는 조어를 만든다.

원인이 밝혀졌으니 해결방안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가정에서 식생활 수면 등 기본적인 삶의 습관부터 부모와 함께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솔선수범이다. 이것이 없으면 아이들이 습관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아이들의 문제를 환경오염이나 각종 화학물질 영향 등 거시적인 요인에서가 아니라 가장 사적인 영역인 가정에서 찾아야 한다. 부모 노릇은 이래서 더욱 어렵다.

아이들은 ‘잘 자고, 잘 먹고, 잘 노는 것’만으로도 보다 잘 자랄 수 있다. 이런 너무나 당연한 것을 많은 어른들이 미처 깨닫지 못하거나 잊고 있다. 따라서 일찍 잠 자고, 집에서 만든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고, 또래들과 밖에서 노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보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이 중에서 실외놀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라이프 해저드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책 읽어주는 아빠’는 어린이 독서교육을 위해 아빠가 해야 할 일을 설명하고 있다. 회사 일에 쫓겨 자식들 얼굴 보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무슨 뚱딴지 같은 이야기라고 할 지 모르나, 이제 자녀 교육에 아빠가 팔을 걸어 붙이고 나서야 할 때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휴일에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만으로는 절대 부족하다.

이 경우 아빠가 할 수 있는 좋은 분야가 독서 지도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적절한 예가 될지 모르겠지만, 교육개발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역대 국제 수학 올림피아에 참가한 영재 27명 중 83%가 어릴 때부터 혼자 책 읽기를 좋아했고, 이들 가정은 평균 250권 이상의 책을 소장하고 있었으며,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 경우가 40%에 달했다.

그렇다고 아이들에게 아무 책이나 마구 던져줄 수는 없다.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지 않다고 한 것은 책 읽기에도 마찬가지다.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나아가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책은 독서 자체를 싫어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 성장 단계에 따라 적합한 책이 있는 법이다. 처음에는 생생한 그림이 있는 그림책이 좋고,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는 짧은 동화책이 적합하다.

4~6세는 1차적 자아가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선과 악의 기준을 제시하는 상상물이나 정??함양하는 자연 관련 책이 적절하다. 그 다음에는 우화나 위인전이 좋다. 단계별로 권장할만한 책을 소개하고 있어 좋은 참고가 된다. 어떤 단계든 아이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스스로 느끼게끔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하게끔 하려면 무엇보다 부모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은 줄곧 TV를 끼고 있거나, 고스톱을 치거나, 빈둥빈둥 시간을 보내면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역효과의 가능성이 높다.

‘책은 눈으로 읽으면 작가만의 작품이 되지만 소리 내어 읽으면 작가와 독자의 공동 작품이 된다’는 말이 있다. 어릴 적 잠자리에 누워 부모가 읽어주는 책을 들은 아이는 나중에 달라도 뭔가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한국 독서ㆍ철학 교육 연구소’ 소장이다.

‘현명한 부모는…’ 또한 부모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내용이다. 아이의 성공과 실패는 부모에게 달려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아이의 적성을 제대로 파악해 맞춤형 진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측하고,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보아야 한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영어를 사용하며, 전문 대학원이 주목 받고, 여러 방면으로 넓게(-) 알고 한쪽 방면으로 깊게(I) 아는 ‘T자형 인재’가 중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진로 설계’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저자는 오랜 상담을 토대로 부모와 아이를 유형화한다. 자녀 교육의 3가지 축인 미래 비전 제시, 자녀 생활습관 관리, 자녀 바로 알기 등을 기준으로 부모를 최고 경영자(CEO) 형, 매니저 형, 이론가 형, 정치가 형, 가정교사 형, 사감 형, 방목 형, 남남 형 등으로 나누고 각 유형 들이 보완할 점을 제시한다. 아이는 과제 집착력, 학습 역량, 사회성이라는 3가지 요소를 중심으로 영재 형, 에디슨 형, 대기만성 형, 독불장군 형, 팔방미인 형, 선비 형, 한량 형, 화초 형 등으로 구분한다. 그물 망이 너무 촘촘해 부모와 자녀들은 어디 한 곳에 걸릴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어느 형인지 한번 차분히 생각해 볼만 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걱정이 앞서 한 숨부터 나온다. 교육과정과 입시제도는 자고 일어나면 바뀌고, 옆자리 친구는 어느 새 외국으로 공부하러 갔고, 고학력 실업자는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등 말 그대로 갈수록 태산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자녀들 미래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교육산업이 불황을 모르는, 아니 계속 뻗어나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비록 내 자신은 그랬을지언정 자식만큼은 제대로 살게 하자는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아무리 미워도 자식은 자식인 것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자식 사랑은 결국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에 소개한 3권의 책 모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이다. 새로운 사실은 하나도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들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단순하다. 위기를 감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실천이 문제다. 실행에 옮기기 위해 이 책들을 읽음으로써 다시 한번 자신을 재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이 책들만이 아니다. 다른 좋은 지침서들도 얼마든지 있다.

한 바탕 법석을 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지나갔다. 이제는 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금 상황에서 무엇이 부모의 역할이고, 자녀들을 위한 일인지를 곰곰이 생각할 때다. 가까운 서점에 나가 생각을 정리하고 키우는데 도움이 될 책들을 골라보는 것이 5월을 보람 있게 보내는 한 방법이 될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이상호 편집위원 shlee@hk.co.kr  


입력시간 : 2005-05-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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