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우리의 일본 리포트] 파란만장한 인생


술과 남자를 좋아하고 게다가 빚더미를 떠안고 있는 자신을 인생의 ‘패배자’라 자처하며, 연기자ㆍ가수ㆍ작가로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헤쳐 온 한 여인의 이혼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결혼을 계기로 잡았던 그녀의 ‘인생역전 만루홈런’이 7개월 만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비련의 주인공 스기타 가오루(40)는 1965년 11월 도쿄에서 태어나, 배우를 꿈꾸며 5살 때부터 무대에 서기 시작, 8살에 TV 드라마에 아역으로 첫 출연하면서 천재적인 재능을 인정받았다.

가수,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는 재치있고 독살스런 토크로 사랑을 받아왔다. 또한 지난해에는 일본 모 방송사에서 주최한 ‘24시간 TV'에서 100km를 완주하여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지난 1월 일본 유수 그룹의 후계자이며 현재는 벤처기업 전문 투자회사 ‘테크노 벤처’ 사장(44)과 결혼했다. 스기타의 결혼을 두고 당시 일본 언론에서는 ‘인생역전 만루홈런’으로 표현하며 축하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녀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행복한 인생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남편 또한 스기타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하니 모두들 그녀의 행복을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결혼기간 중 동거를 하지 않고 각자의 집을 오가는 생활을 해왔으며, 5월경에 파경설이 나돌더니 8월 11일 합의 이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녀는 그 후 방송에 출연해 “이혼은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았다. 나는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다. 결혼한 뒤에 사랑을 나누고 싶었지만 그것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나의 결혼생활은 212일 전쟁이었다”", “다음 사랑을 찾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은 스기타의 과거 남자 관계, 남편의 폭력과 여성관계 등 여러 설이 있다. 그리고 스기타가 버라이어티 방송 등에서 사생활을 자주 거론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 아니냐고 관측도 있다.

버라이어티 방송에 출연할 경우 1편당 수천만원의 출연료를 받을 정도로 초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스기타는 이혼 후에도 여전히 밝고 명랑한 캐릭터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그녀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이혼을 상품화하여 토크쇼에 출연한다고 비판도 한다.

그러나 한 여인이 이혼을 겪으면서 치러야 할 많은 아픔을 생각하면 그녀의 강한 모습이 희망적이다. 다시 홀로 서고 더 좋은 남자를 만나 ‘인생역전 만루홈런’의 대미를 장식하기를 기대해 본다.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5-08-31 11:42


성우리 해외칼럼니스트 sunnyinj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