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의 모든것, 먹고 보고 즐기고

[맛집 멋집] 의정부 <청정유황오리농원>
오리고기의 모든것, 먹고 보고 즐기고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닭고기에 비교하면 오리고기는 여러 모로 한 수 위다. 닭에 비해 사육하는 곳도 많지 않을 뿐더러 전문적인 기술이 없으면 식용으로 사용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

임신 중 오리고기를 먹으면 손가락이 붙는다는 둥의 속설은 물론 특유의 냄새가 난다고 해 그다지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육류 중에서는 드물게 알칼리성으로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인데다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 불포화 지방산 함유 음식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오리고기를 차세대 보양식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실제 의정부나 포천 등 대도시 근교에 나가보면 오리고기 촌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오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의정부에 자리한 청정유황오리농원은 로스구이는 물론 진흙구이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는 오리전문점이다.

유황오리만 사용해 재료에서부터 다른 곳과 차별화 시켰다. 농장에서는 생후 10일 경부터 유황과 다시마가루가 함유된 사료를 먹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오리가 완전히 자라기 전인 38~40일 정도 됐을 때 상에 오르게 되는 것.

다시마를 함께 먹여 육질이 특히 부드럽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오리를 사육할 때 반드시 왕겨가 깔린 보송한 바닥을 갖춰야 한다는 것.

어찌된 영문인지 시멘트 바닥에서 자란 오리들은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냄새가 난다고 한다. 사료를 비롯해 사육 환경까지 모든 점이 만족되어야 건강한 오리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청정오리농원의 대표 메뉴는 숯불구이와 훈제, 그리고 진흙구이 3가지. 숯불구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준비된 생육을 참숯에 구워 먹는 것.

너무 바짝 구우면 딱딱해지므로 육즙이 남아 있을 때 먹도록 한다. 일반 로스구이용 판에 구워먹는 것과 비교하면 살짝 갈비 맛도 나는 것이 색다르다.

또 다른 메뉴인 진흙구이는 진흙으로 만든 도기에 오리를 넣고 간접조리를 하는 것. 30분 정도 넣고 굽다가 꺼내서 뒤집은 뒤 다시 뜸을 들인다.

3시간 정도가 걸려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모든 메뉴에는 영양죽과 군고구마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고구마는 직접 익혀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한편 이곳이 다른 식당과 차별화되는 점은 단순한 식사 공간이 아니라는 것. 아름드리나무 수 그루와 모닥불 시설, 족구장 등을 만들어 식사와 휴식을 겸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1,700평이라는 규모 중 절반 이상을 손님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손님들은 식사를 마친 후에 모닥불을 쬐면서 감자나 고구마 등을 익혀 먹을 수도 있다. 나들이를 겸해 가족들과 함께 찾으면 좋을 것 같다.

메뉴 : 유황오리숯불구이 2만3,000원, 순살훈제참숯구이 3만원, 진흙구이 4만5,000원. 진흙구이의 경우 예약하는 게 좋다.

찾아가는 길 : 의정부교도소 못 미쳐 만가대 삼거리에서 우회전 약 3~4분 가량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된다.

영업 시간 :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중 무휴. 031-847-5234


서태경


입력시간 : 2005-10-25 13:26


서태경 shiner96@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