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국에 있을 때도 그랬다. 이가 아파 치과에 가면 왜 그리 비용이 많이 드는지. 스케일링은 건강보험 혜택에서 제외되고 이를 뽑아 새 이빨을 해넣으려면 수백만원의 거금이 든다. 근데 미국의 치과비용은 이보다 더하다. 심지어 어떤 교민들은 아예 한국에 가서 치료를 받고 오기도 한다. 비행기 가격을 포함해도 비슷하거나 싸기 때문이다.

통증 가운데 가장 심하다는 치통. 얼마 전 내게도 찾아왔다. 오른쪽 어금니 부위가 심하게 욱신거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였다. 우선 근처 치과병원과 싸게 치료받을 수 있는 곳들을 알아봤다.

내가 갖고 있는 학생보험은 치과 서비스가 포함되지 않는다. 주변에선 최소 몇 천 달러가 들 것이라며 한국행을 권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때 친구가 집 근처의 무료 치과 센터를 소개해줬다. 싼 것도 아니고 무료라니×××. 웬 떡. 앓던 이가 쑥 빠질 정도로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그러나 좋다가 말았다. 알고보니 이를 뽑는 서비스만 해당되는 거였다. 이를 뽑는 거야 실로 묶어 집에서도 가능한 게 아니던가.

친분 있는 교민이 지역 건강센터(community health center)를 추천해 주었다. 원래 community 라는 말이 들어가면 좀 싸지만 그는 누가 이곳에서 치아 3개 충치를 치료하고 몇 백 달러 정도로 해결했다는 말을 했다. 솔깃했다. 무료는 아니더라도 그 정도 쯤이면 한국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연락했다. 그런데 이것봐라. 그것은 20세 이하만 해당된다는 게 아닌가. 어른들에게는 더 많은 비용이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실망 또 실망.

그래서 정말로 큰맘 먹고 근처 치과병원에 갔다. X레이 찍고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 결과를 말해줬다. 치아 안에 멍이 들어 아팠을 뿐이라고×××. 치과 병원에 가면 웬만하면 이를 뽑자고 한다던데 미국에선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휴~” 처음 들어보는 증상이었지만, 아무튼 천만다행이었다.

유학생활 3년이 넘어가니 슬슬 몸에 이상 조짐이 생기는 듯하다. 낯선 땅에서 아프면 가장 서럽다는데 걱정이다. 하지만 근처 보건소에 가면 의외로 많은 의료정보를 얻고, 싸게 치료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영승 통신원 (미국 아칸소대학 재학)

메일 리베이트 챙기기

미국에서 컴퓨터를 사면 가격이 싸고 AS도 편리하다기에 이곳에 올 때 컴퓨터를 사가지고 오지 않았다. 막상 와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어디서 사야 할지부터 막막했다. 물론 인터넷에서 델 컴퓨터사 쿠폰을 다운받아 사면 싸지만(그러나 인터넷에 접속하려면 컴퓨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지 않느냐 말이다) 카드로 결제해야 되기에 나는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구입하기로 했다.

보통 미국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면 세금이 붙는다. 뉴욕에서는 물건값의 8%이고 보스톤에서는 5%다. 돈도 절약할 겸 사촌이 살고 있는 보스톤의 매장에 갔다.

맨 먼저 찾아간 곳은 캠브리지의 갤러리아 백화점 안에 있는 베스트 바이 매장이었다. 일요일부터 세일이 시작되는데 나는 토요일 오후에 가는 바람에 이미 세일 품목은 모두 팔렸다. 아참, 여기는 백화점 주차장에 주차해도 돈을 받는다. 한 시간에 2달러씩. 어찌나 아깝든지.

다음으로 간 곳은 컴퓨터USA라는 매장이었지만 이곳은 별로 싸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로센터(Micro Center)에 갔다. 내가 처음 미국에서 은행계좌를 열면서 ATM(현금인출기)카드를 받았지만 인출 한도액이 하루에 400달러밖에 안돼 수표(check)로 지불하려고 했다. 근데 보스톤에서는 뉴욕의 수표를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가진 현금을 톡톡 털고 모자란 돈은 사촌의 카드를 빌려서 냈다. 이런, 다른 지방의 수표는 받아주지 않다니 삭막할 수가.

근데 미국에서 쇼핑할 때 꼭 챙겨야할 것이 한가지 있다. 바로 ‘메일 리베이트(Mail Rebate)다. 다시 말해 나중에 우편으로 가격의 일부를 되돌려주는 제도다. 그만큼 할인받는 셈이다. 노트북과 가방, 마우스, 화상캠을 별도로 구입하니 총 비용이 761달러. 이중 130달러를 메일 리베이트로 되돌려준다고 했다. 모두 631달러를 주고 산 셈이다.

그러나 세상엔 공짜가 없다고, 메일 리베이트 받는 절차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물건 영수증을 모두 3장 받는다. 하나는 자신이 갖고, 다른 하나는 리베이트 회사에 보내야 한다. 이때 제품 꼬리표(tag)도 첨부해야 되는데 이것은 원본 하나밖에 없어 복사해 부쳐야 한다. 이것을 끝내면 두세 달 뒤에 수표를 보내온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할인해주면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이나 모두 편리할 텐데 왜 그렇게 할까. 물어보니 물건 구매자가 귀찮거나 깜박 잊고 리베이트 메일을 보내지 않으면 회사에서는 그만큼 이익이니 그것을 노려서 절차를 까다롭게 했다고 한다. 게으른 사람은 미국에서 손해를 보는 희한한 상술이다.

아무튼 미국에서 혼자 컴퓨터를 산다는 것은 여간 발품과 손품이 드는 게 아니다. 그럴 바엔 한국에서 사 가지고 오라고 권하고 싶다.

최현정 통신원 (미국 뉴욕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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