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4전 5기 그날의 감동 생생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그래, 대한국민 만세다.”

3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이 말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몇 년 전 모 기업은 텔레비전 광고에 이 경기 장면을 응용했다. 77년 이날 경기의 정식 명칭은 WBA주니어페급 챔피언전.

상대는 살인적인 KO 펀치를 자랑하는 파나마의 엑토르 카라스키야였다. ‘지옥에서 온 악마’란 별명에 걸맞게 경기는 초반부터 홍수환의 패색이 짙어보였다. 당시 홍수환은 소나기 펀치를 맞고 2회에 4번이나 링에 주저앉았다.

운명의 3회전.

홍수환은 카라스키야를 무섭게 로프로 몰아붙이더니 레프트 훅으로 중심을 잃게 했다. 이어지는 좌우 스트레이트, 그리고 마지막 레프트 한 방에 의기양양했던 카라스키야는 바닥에 드러눕고 말았다.

그는 그렇게 두 번째 세계챔피언 벨트를 따냈고 항공사 측이 특등석을 제공했을 만큼 ‘금의환향’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홍수환 씨는 “스튜어디스들이 함성을 지르면서 사진 찍자고 했고, 기장은 ‘홍수환이 여기 탔다’고 기내 방송을 했다. 박수소리가 너무 커서 하늘을 날던 비행기가 흔들흔들하는 듯 했다”고 그날의 감회를 말했다.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수도경비사에서 보내준 지프차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은 그가 공항에서 서울시청의 동양방송국(TBC)까지 카퍼레이드를 했을 당시 어머니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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