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명동 '꽁시면관'

서울 명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색다른 간판이 하나 눈에 띈다.

‘꽁시면관(恭喜面館)’ 발음도 재미있는데다 새빨간 색으로 치장한 건물 외관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바깥에 놓여진 큼지막한 솥에서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김, 그 안에서 ‘무럭무럭’ 익고 있는 만두들…. 오가는 손님들로 항상 분주한 저기는 도대체 어떤 곳일까?

중국어를 좀 배워본 이들에게 익숙한 단어 중 하나, 바로 ‘꽁시꽁시’다. 새해를 맞는다거나 직장에서 진급하는 등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축하합니다’하며 건네는 인사말이다. 중국어책을 피면 ‘안녕하세요’ 다음으로 먼저 나오는 표현이기도 하다.

이름에서처럼 이 곳 역시 중국 음식점이다. 좀 더 정확히 덧붙이자면 ‘딤섬 + 홍콩 요리 전문점’. 여느 중국집과 같은 메뉴이지만 색다른 외관과 인테리어에서처럼 남다른 메뉴와 음식들을 내놓는다.

이 집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놓치지 않는 메뉴 중 하나는 딤섬이다. 그 중에서도 소룡포. 한 점 집어 수저 위에 올려 놓고 ‘젓가락으로 꼬집어’ 살짝 터뜨릴 때의 설레임이란…. 터진 만두피에서 흘러 나오는 육수의 뜨끈함과 진국 맛은 소룡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다. 육즙에는 콜라겐이 듬뿍 들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한 입 베어 물고 나서도 느끼하다기보다는 고소하다. 중국이 고향인 소룡포에서 느껴지기 쉬운 기름기가 제거된 것. 중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숫돼지가 아닌 암퇘지 살을 재료로 써서 그렇다. 또 만두소를 만들 때 마늘 참기름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향신료를 사용한 덕분이다.

튀김 마늘 소스가 듬뿍 뿌려진 마늘 갈비 와 소룡포, 마요네즈 소스 새우.

이 집에서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딤섬 가격을 계산할 때다. 8개가 담긴 한 그릇이 불과 4,500원. 여느 해외의 유명 브랜드 딤섬전문점 가격 대비 절반 수준이다. 이 곳 역시 10여명의 중국 본토에서 날아 온 중국인 조리사들이 딤섬을 직접 만들고 쪄낸다.

일품 요리들 중에서는 특히 마늘을 사용한 메뉴들이 인기 높다.

마늘 깐풍기, 마늘 왕새우, 마늘(돼지)갈비 등. 모두 한국인 입맛에도 맞춰 자체적으로 개발한 중국식 요리들. 웰빙 식단일 뿐더러 맛에서도 중국의 향취가 손색 없이 묻어난다. 일품 요리 하나하나 가격은 1만원대로 비싸지 않은 대신 양은 좀 줄였다. 한 가지 메뉴를 비싸게 사서 배부르게 먹기 보다는 여러 메뉴를 다양하게 맛보라는 배려에서다.

지난 해 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9가지 메뉴만 갖고 시작했는데 손님들이 늘어나고 찾는 메뉴들이 다양해져 지금은 50여가지로 불어났다. 안그래도 중국인 조리사들이 개발해 놓은 메뉴만 300여 가지나 된다고.

여러 가지 면류가 준비돼 있지만 특이하게도 이 집에서는 오므라이스가 잘 나간다. 계란에 돌돌 말린 오므라이스 밥 주변에 왕새우나 닭고기, 버섯 등 중국식 요리들이 푸짐하게 놓여져 있어 엄밀하게는 ‘중화식 오므라이스’. 밥도, 요리도 한 그릇 안에서 푸짐하게 먹으라는 메시지다.

주인 최병권씨는 디자이너 출신. 80년대 명성을 떨쳤던 커피숍 ‘자댕’을 기획하고 디자인했던 장본인이다. “인테리어는 돈 안들이는게 최고예요. 대신 음식 값을 깍아줘야요.

중국집도 중국집답게 보여야 합니다.” 그의 말 대로 별로 ‘돈을 안들였는데도’ 중국 냄새가 물씬 나는 신개념의 딤섬&중식 전문점이다.

■ 메뉴

소룡포 등 딤섬류 4,500~6,800원. 식사류는 5,000~6,000원, 일품 요리들은 1만2,000~1만5,000원이 주종.

■ 찾아가는 길

명동 신세계 본점 길건너 중앙우체국 우측길로 들어가면 100m 지나 왼쪽 코너. 명동의류 건너편. (02)778-8863, 홍대(02)323-2220, 일산 (031)931-5558, 부산 해운대 (051)743-2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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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