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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 이야기] 金利(금리)

라틴어 interesse…중국 ‘利率’, 일본 ‘金利’19세기말 한국 유입

미국이 이달 말에 ‘돈풀기’인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종료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양적완화의 종료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의미한다. 그리 되면 그동안 미국 밖으로 나갔던 달러들은 금리차를 통해 상당액이 조만간 미국 내로 유입될 것이 예상된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과는 반대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2.0%로 낮췄다. 이주열(李住烈) 한국은행 총재는 미약한 경기 회복세, 낮은 물가상승 압력, 부진한 경기 심리 등의 이유로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金利(금리)라는 말은 영어 interest rate를 한자어로 번역한 역어(譯語)이다. 15세기 중엽에 형성된 영어 interest는 라틴어 interesse에서 비롯됐다. interesse는 접두사 inter(~사이에)와 esse(있다)의 합성어로, 직역하면 ‘사이에 있는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의 줄임이며,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주목과 관심을 받아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interest는 ‘관심(흥미) → (관심을 갖는) 중요한 것 → (중요한) 이해관계 → 이권, 이익, 이자’ 등의 여러 뜻을 나타내게 됐다. 그 중에서 빌린 돈에 대해 지불하는 ‘이자(利子)’라는 경제적 의미는 1520년대에 덧붙여졌고, rate(비율)를 합한 interest rate는 1868년에 생성된 용어이다.

이 interest rate를 중국은 ‘이자 비율’의 준말인 ‘利率(이율)’로 직역해 받아들였다. 반면, 19세기 일본에서는 ‘이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이율이 대출금(貸出金)이나 예금(預金) 따위의 자금(資金)에 대한 이율인 것을 정밀관찰, ‘대출금리율’ 또는 ‘예금리율’의 준말인 ‘金利(금리)’로 번역하였다. 그리고 19세기말 일본으로부터 ‘金利’가 한국으로 유입, 고착화하였다.

1884년 8월 11일자 <한성순보(漢城旬報)>에는 “日本報에, 영국의 매년 예산 산출하는 방법을 실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恩貸金利子(은대금리자)”가 보이며, 1900년 1월 19일자 <대한매일신보>의 ‘부동산담보대금 개시’의 기사에선 “金利至輕(금리지경)”, 1912년 2월 27일자 <매일신보>에는 “鮮銀(조선은행) 金利引上(금리인상)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인다.

禾(벼 화)와 刀(칼 도)의 합자인 利(리)에는 날이 날카로운 칼(刀)로 벼(禾) 이삭 따위의 곡물을 수확해 이익을 얻는 모습이 담겨 있다. 부디 그처럼 정부는 국민들에게 길하고 이로운 방향으로 금리 정책을 펴나가길 당부한다.

대종언어연구소장 www.hanj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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