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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성의 대중문화산책] 한대수 40주년 콜라보레이션 앨범 제작

대중음악사상 최초… '동참' 기대
누군가를 기리고 그가 남긴 업적에 존경심을 표하는 메모리얼 혹은 트리뷰트 작업의 중요성은 언급자체가 새삼스럽다. 1968년 통기타 한대를 달랑 메고 치렁치렁한 머리칼을 휘날리며 한대수 그가 미국 뉴욕에서 귀국했다. 냉전의 기운이 강력했던 월남전과 기성세대가 구축한 문화에 저항하며 사랑과 평화를 외쳤던 히피 이미지를 국내에서 처음 접한 당대 대중의 호기심은 폭발적이었다. 하지만 '행복의 나라로', '옥이의 슬픔' 같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감성을 표출한 가사와 멜로디를 창작하고 직접 연주까지 했던 모던포크 싱어송라이터의 등장과 존재가치에 대해 당대 대중의 인식은 희미했다.

대중은 그로 인해 청년들이 주도하는 새로운 대중문화 시대가 개막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군사정권은 창작자의 시대라는 선구적 문화선물을 들고 온 그에게 '방송금지'라는 회초리를 들었다. 종아리에 선흔을 남기고 방향감각을 잃은 그는 6년이 지난 1974년에야 간신히 정규 1집 '멀고 먼 길'을 발표했고 1975년에 정규 2집 '고무신'을 연이어 발표했다. 뭔가 수상한 내용에 화들짝 놀란 군사정권은 그의 앨범들에 '판매금지'라는 스트레이트를 날렸고 확인사살을 위해 2집의 마스터테이프를 폐기했고 '방송금지'와 더불어 '활동금지'라는 강력한 훅까지 날려주며 확실하게 그를 대접했다.

그렇게 그가 데뷔한지 46년이 흘렀고 역사적인 정규 1집이 세상에 나온 지도 40년의 세월이 지났다. 한대수는 인기가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처음 귀국했던 1968년부터 2014년 지금까지 그는 늘 언더였고 인디뮤지션이었다. 한국 포크의 명곡들로 회자되는 그의 노래들은 그 흔한 가요 차트를 올킬하지도 아니 차트에 진입한 적도 없다. 그런데 많은 후배뮤지션들이 그에게 존경심을 표한다. 1집 수록곡 '물 좀 주소'는 헌정앨범까지 헌사 되었다.

한대수 정규 1집 '멀고 먼 길'의 발매 40주년을 기념하는 흥미롭고 의미심장한 콜라보레이션 앨범제작이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CBS 표준라디오 '라디오 3.0' 방송코너를 통해 처음에는 트리뷰트 앨범 형식으로 기획이 되었다가 한대수 본인이 참여하는 콜라보레이션 앨범으로 체질개선을 했다. 트리뷰트와 콜라보레이션이 합체된 새로운 개념의 앨범이다. 전체 메이킹 과정을 공개리에 진행되고 있음은 대중음악사상 초유의 일인지라 흥미롭지만 씁쓸한 마음도 속일 수 없다. 대중문화 역사에 남을 획기적 기획이지만 이제는 거장의 대열에 오른 한대수조차도 상업적 환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척박한 현실 때문이다.

현재 한대수 40주년 기념 콜라보레이션 앨범은 참여뮤지션들이 결정되었고 밴드 몽니가 '멍든 마음에 손에 들고' 녹음을 일착으로 마쳤고 강산에밴드가 '옥이의 슬픔' 녹음을 두번째로 끝낸 상태다. '세시봉' 동료인 조영남과는 프로젝트 듀엣으로 '바람과 나'를 녹음할 계획이고 신곡도 한 곡 수록될 예정이라 한다. 또한 '하루아침'은 모든 참여뮤지션들과 클라우드 소싱을 통해 앨범을 선구입하고 제작비에 힘을 실어줄 팬들까지 떼창으로 녹음할 계획이다.

크라우드 소싱 사이트 텀블벅에서 진행되고 있는 한대수 콜라보레이션 앨범 모금과정은 아직 목표액인 2,500만원에 36% 정도에 머물고 있다.

2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만나 본 그는 조금은 웃음기가 사라진 표정이었다. 살짝 마음이 아렸다. 방송 스태프진에서 앨범제작을 위해 노력할 것이 분명하기에 앨범제작이 무산되는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한대수의 음악여정이 한국대중음악에 의미심장한 가치가 있음을 공감하는 분들이 앨범 선구매 차원에서 크라우드 소싱 모금에 작은 힘을 보탠다면 46년 동안 온갖 풍상에도 음악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대수선생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한대수 같은 예인을 위해 작은 도움 주는 것은 한류 프로젝트 같은 거대담론 못지않게 필요하고 우리사회의 기부문화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사례로 남을 것이다. 한 라디오 방송의 한 코너에서 기획한 작은 반란 같은 이 거대 프로젝트가 기분 좋은 '떼창'으로 의미심장하게 갈무리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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