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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종의 어원 이야기] 財政(재정)

finance 1827년 '자금 관리' 의미… 일본서 '財政'으로
국가채무는 국가재정과 직결된 문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공공부문 부채는 887조6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까지 더하면 '2000조원 이상의 빚 공화국'인 셈이니 국가재정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준표(洪準杓) 경남도지사는 지난 9일 "무상 급식ㆍ보육은… 국가 재정능력의 문제"라면서 정부 지원에 대해 반대했다. 그리고 새누리당은 12일 "국가 재정을 거덜내고 후손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복지는 '나쁜 복지'"라며 한정된 예산 내에서 복지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財務(재무)와 동의어인 財政(재정)은 영어 finance에 대한 번역어이다. finale(피날레)와 finish(끝나다)처럼 어근 fin이 들어있는 영어 finance는 '끝, 지불, 부채 지불(상환)' 등을 뜻하는 고대프랑스어 finance에서 1400년 경 비롯된 말이다. finance에 '배상금을 치르고 되찾다'라는 동사적 의미는 15세기 후반에, 그리고 '자금을 관리하다'라는 의미는 1827년부터, '돈을 제공ㆍ공급하다'의 뜻은 1866년부터 사용되었다.

그러니까 finance에 '자금관리'라는 의미가 덧붙은 1827년 이후 일본에서 '자금'을 '財(재산 재)'로, '관리'는 '행정사무'로 바꾼 다음 '행정사무'를 '政(정)' 또는 '務(무)'로 줄여 번역한 말이 곧 '財政(재정)' 또는 '財務(재무)'이다. 따라서 finance 앞에 public(공공의, 국가의)이 덧붙은 public finace(국가 재정)를 고려하면, 기획재정부의 '재정'과 재무부의 '재무'는 '국가재산관련 행정사무'의 준말임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중국의 근대 사상가 량계초(梁啓超)의 "재정이 충만하면 할수록 국력은 더욱 진보한다"라는 말과 달리 우리나라의 재정은 위기상황에 봉착해있다는데 있다.

조선 후기 권구 선생은 <정시관규(政始管窺)>에서 "백성을 기르는 데는 재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재정을 잘 다스리는 데는 과세를 고르게 하는 것보다 더 우선인 것은 없다. 그러나 국가의 법이 모두 여우와 쥐 같은 천한 무리에게 맡겨져, 나라에 내는 정당한 세금과 백성들이 땀흘려 얻은 재산이 이런 간악한 무리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간다."라고 통렬히 설파했다. 따라서 최근 방사청 비리 등의 예처럼 갖은 수법으로 국민혈세를 빼먹는 곳들을 막아 재정을 안정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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