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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성의 대중문화산책] 37년 만에 재발매된 김추자 1978년 리사이틀 앨범 <1>

남성들 혼 빼놓은 '섹시 여가수'
37년 만에 한정본 LP·CD로
10대가수 신인상 '신데렐라' 폭발적 가창력·팔색조 춤사위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 극찬… 파란만장했던 '리사이틀 공연'
  • 1978년 김추자 리사이틀 실황 앨범 재킷.
한국대중음악 역사에서 1969년은 역사적인 해다. 당시 영국의 미남가수 클리프 리차드가 내한해 한국 여성의 심장을 유린하며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남성들은 '김추자'라는 섹시 여가수의 등장에 정신 줄을 놨다. '담배는 청자 노래는 추자'라는 극찬을 받았던 김추자는 대중가요 사상 가장 섹시한 여가수로 평가받는다. 야릇한 그녀의 춤사위와 팔색조의 노래 가락은 '돌부처도 돌려세웠다'는 불경한 말까지 나돌게 했다.

1970년대 당시, 탁월한 가창력만큼이나 예상치 못했던 사건사고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김추자는 무려 3장의 '리싸이틀' 앨범을 남겼다. 그 중 가장 마지막 앨범인 1978년 리싸이틀 라이브앨범이 신중현과 엽전들이 참여한 미공개 음원까지 발굴되어 37년 만에 한정본 LP와 CD로 재 발매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14년에 김추자는 33년 만의 컴백공연과 신보로 뜨거운 화제를 몰고 왔지만 단 2회 공연 후 또다시 활동을 중단하며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져 진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지금의 젊은 대중에게는 생경한 말이겠지만 1960-70년대는 '리싸이틀(당시엔 단독공연을 이렇게 표현)' 전성시대였다. 국내 최다 공연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하춘화를 비롯해 이미자, 남진, 나훈아, 하춘화, 문주란, 조영남, 김상희 등 당대의 인기가수들은 극장 쇼 무대를 누비며 무수한 '리싸이틀'을 개최해 볼거리 들을 거리가 척박했던 당대 대중의 눈과 귀를 호사시켰다. 개체수가 제한적이고 녹음 퀄리티가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당대의 '리싸이틀' 풍경을 기록한 라이브 앨범을 한 장씩 남기는 미덕을 발휘했었다.

김추자는 리싸이틀 공연에 얽힌 악연이 많은 가수다. 데뷔 당시 '소울 싸이키 가요'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그녀는 신데렐라였다. 1970년 MBC 10대가수상 시상식에서 여자신인가수상을 수상한 김추자는 데뷔부터 각종 신문잡지방송에서 수여하는 가수상을 올킬 하며 승승장구했다. 1971년 7월초. 배호, 김세레나와 함께 오른 부산의 한 극장 쇼 무대에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말이다. 당시 엔딩을 장식할 가수를 놓고 김세레나와 한판 자존심 싸움을 벌였던 김추자는 공연을 하지 않고 그냥 사라져버리는 대형 사고를 쳤다. 이에 가수분과위원회(위원장 최희준)는 그녀에게 3개월 가수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김추자는 평범치 않은 음악여정에 돌입하게 된다. 이후 '간첩설' 등 온갖 악성루머에 시달렸던 김추자는 1971년 12월 18일 시민회관(지금의 세종문화회관)에서 컴백 리싸이틀 무대를 잡아 재기를 꿈꿨다. 그때,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사고가 터졌다. 결별했던 그녀의 매니저가 앙심을 품고 저지른 '소주병 난자사건'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얼굴과 손등에 100 바늘이 넘는 성형수술을 여섯 차례나 했던 대형 사건이었다. 공연무산위기를 맞았지만 얼굴을 붕대로 칭칭 감고 무대에 올라갔다.

"지난 허물은 아직 어린 탓입니다. 오늘은 쓰러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오로지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섰습니다." 무대 위의 김추자는 통곡했다. 이에 연민의 정을 느끼며 오히려 감동을 받은 관객들은 큰 박수로 격려와 함께 면죄부를 안겨 주었다. 그날 무대에서 김추자를 대신해 노래한 가수가 바로 '제2의 김추자'라 불린 '한국 사이키델릭의 여제'로 재평가되고 있는 신중현사단의 전설적인 보컬리스트 김정미다.

한동안 공백기를 보낸 김추자는 1972년 11월 mbc TV '김추자 컴백 쇼' 출연에 이어 1년 만에 12월 시민회관 리싸이틀 공연을 기획해 또다시 재기를 꿈꿨다. 이미 뜨거운 핫뉴스메이커로 떠오른 김추자에 대해 팬들의 궁금증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MBC TV의 '컴백쇼'는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첫 라이브 앨범으로 제작되어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내용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아무 문제없이 순항할 것 같은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그런데 리싸이틀 선전간판을 걸기가 무섭게 또 사고가 터졌다. 이번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시민회관 화재사건으로 건물이 전소되어 공연이 또 무산되었다.(파트2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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