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한홍수 ‘母·海·地’초대전… 행촌미술관 5월 30일~6월 30일
“그림을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서 다시 돌아와 내 가슴 저 밑바닥에 있는 것을 캐내는 재정립의 시간이 절실했었다. 크지 않아서 또한 더 매력 있는 고립의 시간과 장소의 섬. 이마도 이니까 그런 것이 확연하게 심상으로 흘러들어서 좋았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내가 고향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모르는 것이 더 많았다. 그래서 시각적으로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새벽빛이 어우러져 보라색을 띠는 산사(山寺)와 안개는 더욱 신비스럽게 어둑어둑하여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드러난다. 어떤 원초의 무의식을 일깨우는 듯 혼자만의 오롯한 시간에 비로소 드러나는 자아의 영상….
해남의 땅과 바다
한홍수 작가는 프랑스 베르사유미술학교,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1992년 도불(渡佛)하여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2015년 유네스코 70주년 초대전을 파리에서 가졌다. 지난해 11월 해남 행촌문화재단 레지던스로 28년 만에 이마도에서 작업하고 있다. ‘母^海^地’초대개인전은 5월 30일부터 6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행촌미술관에서 연다. “어머님이 고향에 계시고 해남의 땅과 바다는 내 영혼의 얼개가 서려 있다. 어머니 초상과 풍경 등 30여점을 전시할 계획이다.”
한편 햇수로 5년 만에 다시 만난 화백은 땅끝 섬마을 봄볕에 그을려 건강해보였다. 그에게 ‘화가의 길’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았다. “세상에서 제일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제일 어려운 길이라는 말이 딱 맞다. 작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길을 간다는 것은 화업 근본이 무엇인지를 계속 찾아야 하는 자신과 싸움의 연속이다. 물질적 부와 가난은 부수적인 것일 뿐 그 소망을 위한 동경(憧憬)의 반복을 고행에 빗대지 않는가!”
권동철 미술전문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