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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수 건강법 '마크로비오틱'
자연의 기운을 통째로 받아들인다
극양·극음성 식품 배제, 중용성 식단 구성, 일물전체(一物全體) 원칙 중시





황수현 기자 sooh@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마크로 비오틱 음식 전파를 준비중인‘이와사키 유카’


적게 먹는 것 같은데 살이 안 빠진다고요? 아토피가 심해 고생 중인가요?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이 두렵다고요? 모든 원인은 당신의 식탁에 있을 지도 모릅니다. 먹으면서 고치는 나의 몸, 당신을 마크로비오틱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그녀를 찾아낸 것은 한 포털 사이트의 요리사 되기 프로젝트에서였다. 저마다 윤기가 잘잘 흐르는 음식으로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하고 있는 틈새에서 홀로 단출하고 생소한 이름의 요리를 선보이는 그녀. 알고 보니 일본국가인정 관리영양사이자 한국 최초의 마크로비오틱 전도사, 이와사키 유카였다.

마크로비오틱은 ‘macro(크다, 위대하다)’와 ‘biotic(생명)’의 합성어로 일본에서는 장수법, 영국에서는 ‘Great life’라고 불리는 일종의 건강 생활 방식이다. 현미나 정제하지 않은 곡물을 주로 먹고 제철 야채나 해초, 콩을 골고루 섭취하며 고기나 유제품,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그녀를 처음 만나러 간 날, 주방에서는 고소한 기름 냄새가 피어 올랐다. 사찰 음식처럼 기름기를 쪽 뺀 건강식이겠거니 한 생각이 섣불렀던 것일까?

“마크로비오틱을 흔히 곡물채식이라고 부르지만 채식과는 다릅니다. 다이어트식은 더더욱 아니구요. 고기는 안돼, 기름도 안돼 하는 식으로 이것저것 금지하지 않습니다. 모든 식재료를 허락하지만 깨끗하게 기른 것을, 건강한 조리법을 통해, 균형을 맞춰 먹는 것이 마크로비오틱입니다.” 유카의 말이다.

■ 음양의 조화 중시, 모든 식재료는 통째로

‘동물들이 불쌍하니 대신 채소를 먹자’라는 채식주의와는 구별된다고 강조한다. 고기도 가끔 먹지만 곡물이나 야채보다 적게 먹는 이유는 고기가 극양성의 식품이기 때문이다.

마크로비오틱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음양의 조화인데 고기나 유제품 등 극양성의 제품은 몸의 균형을 깨뜨린다는 이유로 배제한다. 설탕이나 술 등 극음성 제품도 마찬가지다. 대신 식품 중 가장 중용의 성격을 띠는 현미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튀김을 먹을 경우 레몬즙으로 중화하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춘다.

우리나라의 한의학에서도 태음인과 소양인 등 개인의 체질을 구분하고 여기에 맞는 음식을 권하는 데, 돼지 고기가 좋지 않고 오리가 잘 맞는다 식의 단순한 지침에서 마크로비오틱은 한발 더 나갔다고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식재료의 음양을 구분해 자신에게 맞는 식품을 적절한 방법으로 조리해 먹기를 권한다. 조리 방법에 따라서도 음양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크로비오틱의 사상 중 눈 여겨 볼만한 것은 일물전체(一物全體)의 원칙. 그날 유카가 낸 음식의 모든 채소는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로 나왔다. 식재료를 에너지를 가진 생명체로 보고, 부분적으로 섭취하기 보다 전체를 다 먹어 그 에너지를 통째로 전달 받는다는 주의다. 때문에 흔히 제거해 버리는 파 뿌리나 당근 껍질도 깨끗하게 씻어 그대로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전기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아파트가 나왔다고 해요. 거기는 가스레인지도 없고 핫 플레이트로 대신하죠. 하지만 전기로 해 먹는 음식보다 가스 불로 해 먹는 음식이 낫고, 가스 불보다는 숯불로 해 먹는 음식이 진짜입니다. 모든 자연은 천연 그대로일 때 가장 강력한 기운을 갖게 되고 그 기운은 음식을 타고 인간의 몸에까지 전달되기 때문이죠”

디저트(위)
계란, 설탕, 베이킹 소다를 사용하지 않고 기장으로 만든 레이즌 도넛

유카의 마크로비오틱 플레이트(아래)
동물성 식품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만든 마크로비오틱 요리. 마크로비오틱의 푸드 밸런스에 맞게 곡물, 해초, 콩, 3가지의 야채(채소,근채,동그란 야채)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제철 야채인 무를 주로 사용.

옥수수가 들어간 현미 톳밥과 김치를 넣은 일본 장국, 오로시 야채 소스를 얹은 튀김 두부, 채소 절임
* 마크로비오틱 식단과 다양한 식재료의 음양을 알아볼 수 있는 블로그 홈페이지
blog.naver.com/macrobiotics


■ 배변과 다이어트에 특효

그럼 일본에서는 마크로비오틱이 어느 정도로 각광 받고 있을까? 재미있는 것은 1945년경 체계화된 이 건강법이 처음에는 일본인들로부터 외면받았다는 사실.

그러나 프랑스와 미국 등으로 건너가면서 정부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유명해졌고 상류층과 연예인들의 건강법으로 종종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일본으로 역수입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본 중심가에서는 마크로비오틱 전문 레스토랑과 카페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요리법이 단순하기 때문에 가정식으로 해 먹는 사람도 상당수 있는데, 특히 혼자 사는 30대 싱글 남녀와 자녀를 둔 40~50대 주부들 중 마크로비언(macrobian)이 많다.

마크로비오틱의 가장 즉각적인 효과는 배변.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을 깨끗하게 쓸어 내리는 역할을 해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생기는 각종 질병 및 피부 트러블을 잠재울 수 있다.

또, 아토피에도 효과가 좋은데 우리나라보다 아토피 환자가 3배 가량 많은 일본에서는 마크로비오틱이 아토피 치료 식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유카 역시 본인의 아토피 때문에 마크로비오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이 밖에도 생리통이 완화되고 둔해진 미각이 민감해지는 효과가 있며, 천식, 당뇨병, 암 등 각종 성인병에 식이 요법을 쓰고자 할 때 알맞다. 다이어트에도 물론 좋다. 튀김이나 고기를 제한하는 법이 없으니 여타의 식이 조절 법보다 오래 시행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에서는 텔레비전에서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고 하면 다음날 시장에 브로콜리가 동난다고 해요. 건강에 대한 욕구는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 때 베트남 음식이나 태국, 인도 음식이 유행했던 것처럼 마크로비오틱도 한국에 자리 잡아 한국인들의 건강한 식생활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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