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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다이어트의 적을 피하자
스트레스성 과식 유혹 운동으로 풀고 가공식품·패스트푸드 줄여야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불황으로 접어들면서 비만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보면 아무래도 다이어트에 신경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가난할수록 비만해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가운데 비만관련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한국 성인남자의 비만율이 1995년 18.8%에서 2005년에는 34.5%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난이 남성들의 비만율을 크게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웬 배부른 걱정”이냐고 탓할 일이 아니다. 비만은 당뇨나 심혈관계 질환, 암 등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불황 속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함정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욕구

회사원 K(37) 씨는 언제 해고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회사 경영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동료와 상사가 정리해고 됐기 때문이다. 취업 재수생 P(28)씨는 언제 취업이 될지, 취업이 되어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 늘 걱정이다.

경제 난에 스트레스가 증가하는 상황은 CEO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본격적인 경제불황이 시작됐던 지난해 12월 세계경영연구원(전성철 이사장)이 국내 CEO 117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스트레스가 이전에 비해 늘었다”고 답했다.

경제악화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전계층에서 나타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을 땐 특히 폭식을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가 가져온 불쾌감을 다른 쾌락으로 지우려한다. 그래서 우울하거나 화가날 때, 혹은 불안할 때 술이나 담배, 음식 등 주변에서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기호식품으로 억눌린 감정을 풀려고 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 욕구도 이런 생리작용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배고프지 않기 위해 많이 먹으려는 일종의 방어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당질 코르티코이드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한다. 맥박과 호흡수를 올려 스트레스 해결을 돕는 이 호르몬의 분비가 늘어나면, 탄수화물의 소모가 많아져 초콜릿, 과장, 빵 같은 군것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다.

스트레스성 과식을 피하려면 우선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과식 욕구를 자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건강인센터 박민수 원장은 주말을 이용해 금식을 시도해 보는 것도 스트레스성 과식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배가 고프지 않도록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식욕이 당길 때는 물이나 녹차를 마시며 30분 정도 참아 보는 방법도 추천한다. 또, 단 음식에 대한 욕구를 억제하는데는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간식을 먹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인다.

박 원장은 무엇보다 스트레스성 과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배고프면 큰일난다는 강박관념부터 없애라고 강조한다.

“과거 가난했던 우리나라 사람들은 배고프면 큰일 난다, 그래서 밥을 많이 먹어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상식을 깨는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한 실험에서 쥐의 음식 섭취량을 평소의 40% 수준으로 줄였지만 활동력이 줄지 않았고, 오히려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다는 결과가 있었어요. 우리 몸에는 소량의 음식을 고효율로 처리하는 매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증거이고, 장수국가 일본의 음식 섭취량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게 아닐까요?”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 관리도 전문가들이 권하는 방법이다. 운동은 뇌의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엔도르핀 분비 촉진시키는데, 엔도르핀은 식탐을 통제하도록 돕는다. 뿐만 아니라, 운동은 우울증을 줄여주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증가시킨다.

다이어트 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과식과 군것질 방지에 도움이 된다.

지난해 미국 예방의학저널은 비만 전문의들이 미국 전국에서 25세 이상 비만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자기가 먹는 음식의 양과 종류를 자세히 기록하는 '다이어트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체중감량 효과가 배가 되더라는 연구결과를 게재하기도 했다.



국내 한 고급 한식당의 정식. 좋은 식자재를 사용해 몸에 좋은 영양소를 고루 갖춘 식사를 하는 것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비만을 방지해주고, 건강을 지켜준다.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섭취 증가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에 따르면 하급계층은 기름지고, 즉각적인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고열량의 음식을, 상류층은 샐러드나 요거트 같은 고급 식단을 선호한다. 소득수준과 사회적 계급에 따라 음식소비 취향과 행태도 다르다는 주장이다.

음식 소비문화를 계급의 상징으로 본 사회학자의 이론을 요즘 실생활에서 자주 상기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

불황일수록 더 잘 팔리는 물건이 있다. 라면, 과자 등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가 대표적인 예. 최근 KOTRA의 발표와 미국 ‘포춘’지 기사 등이 이 같은 불황기 소비패턴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의 공통점은 값이 저렴한데다 열량이 높아 즉각적인 포만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김은미 영양실장은 “그러나 패스트푸드난 가공식품의 경우 식사가 끝난 후 곧바로 배고픔을 느끼는 게 보통”이라며 “이는 탄산음료, 과자, 감자튀김 등이 상대적으로 열량 함량은 높지만 다른 영양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비만연구에 따르면 어류 등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 섬유소, 통곡류의 탄수화물처럼 몸에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포만감이 오래 유지된다.

따라서 같은 돈이면 고기보다 채식을, 인스턴트 식품보다 자연식품을, 외식 시 한식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같은 맥락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라면, 빵 등 1끼 식사비용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식류 섭취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분식류의 주요 성분인 탄수화물은 단백질이나 지방에 비해 위를 통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 식후 얼마 지나지 않아 허기를 느끼게 된다. 또, 탄수화물에는 당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이를 다량 섭취하면 식후 혈당이 상승하게 된다.

혈당이 높아지면 이를 적정수준으로 조절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고, 인슐린으로 인해 혈당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게 된다. 이처럼 우리 몸에서 혈당이 낮아지면 허기를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탄수화물과 함께 고기나, 계란, 두부와 같은 단백질 음식, 채소를 골고루 먹으면 음식물이 위를 통과하는 시간도 더 소요되고, 식후 혈당도 급속히 상승되지 않아 허기를 덜 느낄 수 있다.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다이어트 전문의들은 식사 전 견과류 한줌을 먹으라고 권장한다.

또, 오후시간에 식욕을 억제하는데는 과일과 채소 등 섬유질이 풍부한 간식을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계단 걷기' 생활 속 최고의 운동








서울 명동에 있는 한 스포츠센터. 여느 때 같으면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운동하러 온 회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지만 요즘엔 하루 종일 한산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트레이너로 일하는 L씨는 "IMF때 처럼 요즘 회원들이 많이 줄어 걱정"이라고 털어놓는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선 다이어트뿐 아니라 운동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서울산업대 스포츠건강학과 김현수 교수는 "신체 부위별 건강 및 비만해결을 위해서 스포츠센터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땐 이러한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혼자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제안한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최대한 걸으라고 조언한다. 또, 반드시 스포츠센터에 가야만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라고 말한다. 그는 "계단 걷기는 최고의 운동수단"이라며 건물 안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활용하라고 강조한다. 계단을 자주 오르 내리면 심장기능이 개선되고, 하지근 기능이 좋아진다.

계단운동 시 처음에는 한층 정도를 이용하고, 근력 및 심장기능이 좋아지면 계단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점심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주변 공원이나 산책로를 찾아 약간 숨이 차고, 등에 약간의 땀이 베일 정도로 걷는 것도 방법이다.

김 교수는 또, 덤벨을 준비해 집에서 TV를 보면서 운동하는 것도 근력운동으로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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