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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지구촌 경제 문화 1번지로 뜬다
단순 여행터미널 아닌 이용객 입맛 맞는 시설과 서비스로 변신 거듭




전세화 기자 candy@hk.co.kr





1-인천공항 쇼핑센터
2-샤를드골공항 쉼터
3-말레이시아 페낭공항 주변
4-히드로 공항 구글스페이스
5-공항내 마사지룸
6-인천공항 CGV


일년에 수 차례씩 해외여행을 하는 주부 최윤경(52ㆍ여)씨는 여행을 떠나는 지인들에게 “쇼핑은 공항에서 하는 게 가장 실속있다”는 조언을 빼놓지 않는다. 여행사에 근무하는 김 모(33ㆍ여)씨도 “여행지에서 쇼핑하느라 돌아다니는 건 시간낭비”라며 “공항 쇼핑점을 이용하면 바가지를 쓰거나 허접한 물건을 살 염려도 없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사업상 한달에 한 번 꼴로 해외출장을 가는 박 모(46ㆍ남)씨는 “전에는 탑승이나 환승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버리는 시간이 많았지만 요즘엔 공항시설이 좋아져 인터넷으로 업무도 보고, 마사지도 받는 등 공항에서도 알찬 시간을 보낸다”며 만족스러워한다.

공항이 새로운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공항은 이제 단순히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교통의 기능을 담당하는 시설이 아니다.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에 따르면 비행기는 20세기의 자동차와 기차만큼 친숙한 교통수단으로 바뀌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의 꿈과 일, 취미, 라이프스타일까지 함께 실어 나르고 있다. 그래서 비행기가 도착하고 출발하는 공항은 21세기 노마드적 삶의 꿈이 실현되는 공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글로벌화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유동인구가 몰리는 공항은 지구촌 경제와 문화의 번화가로서, 쇼핑과 문화 등 다양한 오락적 기능을 제공하며 여행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쇼핑·문화예술 체험·휴식공간으로 변하는 공항

여행 때문에, 혹은 일 때문에 공항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발견하는 공항의 변화는 무엇일까. 무료했던 공간이 흥미 가득한 복합 레저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국제공항협의회(Airport Council International)가 발표한 공항서비스평가에서 인천국제공항이 1위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인천공항은 같은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 공항상’을 수상했다.

공항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공항서비스평가는 한해 동안 전세계 1,700개 공항 중 평가를 희망한 126개 주요공항에 대해 7개의 서비스 분야와 27개의 시설·운영 분야 등 총 34개 분야에 걸쳐 세계 각국의 공항이용객 25만 명을 대상으로 1:1 면접 및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진다.

2001년 3월 개항한 인천공항이 단시간에 세계 유수의 공항들을 제치고 몇 년 째 1등 공항으로 뽑힐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 공항이용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시설과 서비스 때문이다.

인천공항을 이용해본 승객들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시설이 넓은 쇼핑공간과 카페테리아, 레스토랑이 결합된 상업시설 ‘AIRSTAR’다. 세계 주요 공항마다 이 같은 상업시설이 없는 곳은 없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상업시설 이용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상품의 질이나 선택의 폭에 있어 다른 공항보다 경쟁력이 높다는 증거일 것이다.

또, 환승자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뛰어나다. 여행객들이 피곤을 풀 수 있는 환승호텔을 비롯해 마사지실, 샤워실, 어린이를 위한 놀이방이 마련돼 있으며, 유료 플레이라운지(Playlounge)에서는 인터넷 등 비지니스 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장거리 이동 시 그냥 날려보내기 일쑤였던 짜투리 시간들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게 된데 대해 공항 이용자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인천공항은 공항 이용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기 위해 올해 3월부터 문화예술 분여를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우선, 공항진입로 지역에 공항의 랜드마크 조형물을 설치하고, 유채밭을 조성해 여객의 이목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여객터미널 3층에 전통문화체험관을 운영하며 연, 매듭짓기 등 전통공예를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전통예술공연을 펼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통문화체험관에는 일일 평균 200명이 다녀가는 등 반응이 좋다.

세계인들이 최우수 공항으로 뽑은 인천공항은 공항의 변신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본보기다.

다른 공항들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프랑스 파리의 오를리공항과 샤를드골공항은 지난해부터 빛을 이용한 라이트 테라피(Light Therapy)를 제공하고 있다. 라이트 테라피는 빛을 쐬면서 비행 시차로 인한 피로와 우울증 등을 치료하는 것으로, 기다리는 시간을 즐겁게 바꿔놓고 있다.



(위) 에어택시 (아래) 쿠알라룸푸르 공항 어린이 놀이 시설


두 대형 공항은 또, 지난해 여름부터 공항이용객들을 위한 무료 댄스강의 프로그램도 론칭했다. 탑승 라운지 안에 마련된 댄스교실에서 살사, 힙합 등 15가지 댄스 중 하나를 전문강사에게 강습받을 수 있도록 한 이 프로그램은 공항에서 휴가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아기를 동반한 공항 이용객들을 위해 베이비케어(Babycare) 시설을 갖춘 곳도 속속 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은 유럽으로 가는 경유지 중 가장 이용빈도가 높은 공항이다. 그런 만큼 다양한 여행객들의 편의를 돕는 시설과 시스템을 잘 구비해놓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2년 전, 스키폴공항에는 ‘뉴트리시아 베이비케어 라운지’라는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공항의 중앙 출발터미널에 마련된 이 라운지는 커튼으로 가려진 일곱개의 객실이 있어, 아기를 동반한 승객들이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안하게 기저귀를 갈거나 할 수 있다. 객실마다 아기 침대와 부모가 쉴 수 있는 좌석이 있고, 유아욕조와 전자레인지가 마련돼 있다.

최근 들어 공항은 최신 기술의 체험장 역할도 하고 있다. 런던 히드로 공항의 구글스페이스 등이 그 예다.

도시 지형도 바꾸는 공항...에어시티(air city) 개발 붐

공항의 변신은 내부 시설 확충이나 서비스의 진화에서 멈추지 않는다. 비행기가 글로벌시대의 주요 교통수단이 되면서, 공항은 도시와 국가발전에 필요한 물류와 교통, 자본, 정보가 가장 많이, 빠르게 왕래하는 기지가 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도시발전은 공항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게 공항관계자와 트렌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찍부터 공항이 발전한 유럽과 미국의 주요 도시들을 살펴보면, 공항 주변에 호텔과 주거, 쇼핑, 레저시설이 있는 들어선 것은 물론, 국제회의장과 대규모 비즈니스 복합단지가 밀집돼 있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주변엔 공항 관련산업과 다국적 기업이 입지해 있는 '스키폴 업무도시'가 마련돼 있어 유럽의 비즈니스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핀란드의 반타 공항은 북유럽의 허브공항이라는 강점을 이용해 공항 주변에 첨단 R&D 단지를 조성했고, 프랑스 샤를드골 공항은 호텔과 컨벤션 센터 등을 설립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있다. 미국의 달라스 공항은 공항을 이용하는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공항의 남동쪽에 주거와 레저, 생산 기능을 갖춘 대규모 비즈니스 복합단지를 개발했다.

공항 이용이 늘면서, 공항 주변 지역이 지하철 역세권처럼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은 동북아의 허브공항을 구축하기 위해 비즈니스와 관광, 레저기능이 결합된 '에어시티'개발을 추진 중이다.

에어시티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미국의 영화제작사인 MGM과 손을 잡고, 영종도 용유 일대에 MGM 테마파크를 세울 계획이다. MGM 테마파크는 MGM 영화제작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와 한국의 첨단 IT기술을 접목시킨 미래형 테마파크로, 인천공항 측은 테마파크가 동북아 지역의 대규모 관광객 유치에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를 걸고있다.

말레이시아는 페낭공항 주변에 외국인을 위한 주상복합단지를 건설 중이다. 페낭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섬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무역 거점도시다. 이곳에 건설 중인 주상복합단지는 한국인을 위한 주거 및 상업시설이다. 한국의 인천공항에서 페낭공항까지 직항편을 이용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약 6시간. 이처럼 공항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특성을 파악해 신도시까지 생기고 있다.

공항 관련 상품·서비스 증가

공항이 여행과 생활,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시중에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웨스틴 호텔&리조트는 2008년 가을,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웨스틴 시카고 리버 노스에 '콘셉트 룸'을 선보였다. 콘셉트 룸은 비행 시차 때문에 수면장애나 피로로 고생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 객실로, 이 호텔이 필립스 사와 손잡고 개발했다.

이 객실은 필립스의 제품인 액티바이바 램프를 사용해 푸른색 불빛으로 투숙객의 피로를 풀어주고, '헤븐리 샤워'라고 하는 유칼립투스 아로마가 첨가된 샤워로 정신을 맑게 해준다. 또, 명상을 위한 TV프로그램과 바나나 밀크 스무디 같은 정신적 안정을 돕는 스낵을 제공한다.

승객들이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도록 고안한 접이형 의자 '네모릴랙서(nemorelaxer)'도 등장했다. 네모릴랙서는 노르웨이의 가구업체가 제작한 캡슐형 휴게장비로, 소음차단 소재를 사용했으며, 투명 강화 플라스틱 소재의 원통형 격리공간으로 디자인돼 외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잠을 자는 등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 일부 공항에서 네모릴랙서를 구비하고 있으며, 승객의 요청에 따라 제공해주고 있다.

공항에 내린 승객들이 목적지까지 더 빨리 갈 수 있도록 돕는 '에어택시'도 있다. 아직까지 에어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은 많지 않지만, 국내 양양공항에서 에어택시 도입을 고려하는 등 수요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소형 제트기의 개발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서적: HOT 트렌드 2009(한국트렌드연구소·PFIN, 리더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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