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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아코르타 '이탈리아 삼페인'의 도전

프랑스의 한 지역 이름이기도 한 샴페인의 정확한 주종(카테고리)은 스파클링 와인. 탄산 가스를 함유한 발포성 와인으로서 샴페인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들만을 가리킨다. 물론 샴페인을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부른다면 ‘무척’ 싫어한다.

지명 이름을 따서 술 브랜드를 독보적으로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사실 특권이다. 그만큼 최고급 품질과 전통을 자랑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 옆 나라 이탈리아는? 같이 와인을 만드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스파클링 와인을 대신 스푸만테(Spumante)라고 부른다. 탄산가스 기포가 있는 발포성 와인을 뜻하는 말. 그리고 ‘좀 더 지갑이 두꺼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를 주문한다. 한 마디로 이탈리아의 ‘샴페인’이다.

이탈리아 최북단의 롬바르디아주. 위로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이 지역에 프란치아코르타란 이름의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의 이름은 역시 프란치아코르타. 45년 전 이탈리아에서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최초로 ‘최고급 수준’을 의미하는 ‘DOCG등급’을 획득했다.

프란치아코르타가 샴페인 못지 않은 지위를 누리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위도상 프랑스 보다 아래에 자리한 이탈리아는 더 더운 기후. 하지만 프란치아코르타는 알프스 자락, 높은 고도에 있어 그리 덥지 않다. 조금은 서늘하다고도 할 수 있는 상파뉴(샴페인) 지방과 비슷한 날씨.

토양 또한 유사하다. 둘 다 백악질 토양. 땅을 단면으로 잘라 보면 마치 분필가루나 조개가루를쌓아놓은 것 처럼 새하얗다. 알프스 산맥에서 빙하가 흘러 내리면서 땅과 돌 위에 단단하게 쌓인 빙퇴질 토양은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와인이 입안에서 고급스러우면서도 우아한 촉감을 갖게 해주는 이유이다.

그래서 유럽 의회는 2002년 프란치아코르타의 생산자들에게 DOCG를 의미하는 별도의 표기 없이 오직 ‘프란치아코르타’라고만 표기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다. 이는 샴페인에 굳이 AOC라는 표기를 하지 않아도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품질을 보증한다는 신호와 같은 맥락.

유럽에서도 이런 특권을 가진 와인은 10개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병내 2차 발표가 이뤄지는 와인 중에서는 샴페인과 프란치아코르타, 카바 등 단 세가지. 프란치아코르타가 오늘날 유럽 연합에서 샴페인과 동등한 품질을 가진 유일한 이탈리아 아펠라시옹으로 인정받는 증명서인 셈이다.

그런데 큰 차이점 한 가지. ‘프란치아코르타 그란퀴베 빠스 오페레’의 경우 잔에 따르면 약간 뿌옇게 보인다. 흔히 샴페인이 유리 잔안에서 투명한듯 맑게 비치는 것과 다른 것. 이유는 효모를 제거하지 않아서다.

샴페인의 경우 병 내 2차 발효를 거치는데 이 때 활동이 끝난 효모를 마지막 단계에서 병을 열어 제거해 준다. 디스고르징(Disgorging)이라고도 불리는 이 과정을 통해 맑은 샴페인으로 태어나게 되는 것. 하지만 ‘빠스 오페레’는 병을 열지 않고 효모가 다시 와인에 녹아 남도록 한다. 다른 데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방식. 한 잔 마셔보면 구운 토스트향이 난다고 얘기하는 것도 결국 이런 이유.

프란치아코르타를 생산하는 와이너리는 벨라비스타.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이다. 모회사는 테라 모레티 와인그룹. 이 그룹의 오너인 비토리오 모레티는 특이하게도 부동산으로 돈을 많이 벌어 와인에 투자한 사업가란 점이 이채롭다. 리조트와 요트 사업 등 럭셔리 비즈니스에서 특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그는 프란치아코르타 말고도 토스카나에도 와이너리를 갖고 있다.

프란치아코르타를 들고 한국을 처음 찾은 이는 알베르토 끼오니, 테라 모레티 와인 그룹의 브랜드 매니저다. 아쉬운 점은 샴페인의 고급 레벨 브랜드처럼 비싸다는 점. 그래서 그는 중저가에 속하는 ‘콘타디 카스탈디’도 같이 소개했다.

어느 저녁 프란치아코르타를 주문해 볼까? 특급호텔과 고급레스토랑을 제외하곤 웬만한 와인바에는 아직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한 마디, ‘프란치아코르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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