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제 진료실에 오는 분들 중에 종종 갑상선 질환이 있는지를 진단해 달라는 분이 있습니다. 제가 어떤 증세가 있는지를 자세히 여쭈면, 사실은 갑상선이 아니라 목안이 아픈 것이 이유이었지요. 어떤 분들은 침 삼킬 때나 가만히 있을 때에도 따끔따끔 아프기도 하고, 또 다른 분들은 목 안에 이물감이 느껴진다고도 합니다.

목안을 들여다 봐야 큰 이상은 보이지 않고, 갑상선이 목에 위치해 있으니 바로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걱정하는 갑상선의 문제 중에는 물론 요즈음 증가하고 있는 갑상선암에 대한 불안이 으뜸입니다.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이라는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입니다. 목의 앞쪽 가운데 가장 튀어나온 연골뼈를 후골이라 하는데, 그 밑에서부터 두 개의 빗장뼈가 만나는 아래쪽까지에, 갑상선은 나비모양으로 위치해 있습니다. 크기는 큰 나비 정도이고, 무게는 전부 합쳐서 30-60g이 나갑니다. 갑상선은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피부 바로 밑 거죽에 위치해 있지만, 커지거나 혹이 생기기 전까지는 보통 사람은 만져서 식별하기는 어렵지요.

갑상선의 질환은 크게 갑상선기능 이상, 암 등의 갑상선 종양, 그리고 갑상선염 등으로 나눕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그래도 조금이라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갑상선염, 그 중에서도 급성 갑상선염으로서 병의 진행 중 일시적으로 통증을 보일 수가 있지요.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통증은 갑상선 그 자체, 즉, 목 앞에서 느껴지지 많은 분들이 호소하듯이 목안에서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두 가지, 갑상선기능 이상인 항진증과 저하증, 갑상선 암 등의 종양은 통증이나 불쾌감이라는 증세를 거의 일으키지 않지요

목안도 아픈데, 목 바깥에도 아픈 곳이 있다면, 그것은 대부분 갑상선의 병이 아니라 임파선의 병입니다. 임파선은 목 가운데 있지를 않고 주로 목의 양 옆에 위치하기 때문에 갑상선하고는 구별이 되지요. 임파선은 일종의 파수꾼으로 목안에서이든 바깥에서이든 염증을 일으킨 바이러스나 세균과 싸워서 잡아 먹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싸우는 과정에서 임파선이 붓고 커지면 저절로 아프거나, 만지거나 눌렀을 때 통증을 일으키게 되지요.

목안 불편함의 가장 흔한 원인은 목안의 염증, 즉 인두염입니다. 인두는 입을 벌렸을 때 보이는 목의 뒤쪽을 말하지요. 인두는 위로는 코로 이어지고, 아래로는 식도와 후두로 연결되게 됩니다. 음식이 넘어가는 식도와 공기가 흡입되는 후두가 만나는 곳이 바로 인두이지요. 인두의 양 옆에는 편도가 위치해 있습니다. 코 안을 일컫는 비강, 인두, 편도, 후두 등을 합쳐서 상기도라고 하는데요. 이 중 하나가 감염되면, 상기도 전체에 염증이 퍼지기 때문에, 따로 나누지를 않고 뭉뚱그려 상기도감염이라 하기도 합니다.

2주 이내의 기간 동안 일시적으로 목안이 아프면 바이러스감염에 의한 인두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 됩니다. 그런데 목안의 통증과 이물감이 몇 개월간 지속되거나, 자꾸 재발하면 다른 원인도 찾아 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오래가는 인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은 저항력 약화인데요. 과로, 스트레스, 흡연, 음주, 수면부족 등이 저항력을 떨어뜨려, 쉽게 퇴치할 수 있는 바이러스감염을 오래 끌고 간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흔한 이유가 식도역류입니다. 식도역류는 위에서 분비되는 위산과 음식물이 거꾸로 역류되어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인두까지 올라와 인두염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식도염과 같이 있는 경우도 있고, 식도염 없이 인두염만 따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식도역류가 원인인 인두염은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습니다. 제산제와 위산분비억제제 등을 복용하면서, 잘 때 베개를 약간 높이면 염증과 증세는 쉽게 호전이 됩니다. 그러나,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식도역류를 완치하는 방법은 그 근본 원인을 찾아내 고치는 것입니다. 식도역류의 원인은 배불리 먹기, 과음과 흡연, 그리고 몸의 민감함 등입니다.

목 바깥이 아니라 목안이 불편하게 느껴지면, 일단 갑상선질환은 아니라고 보셔도 됩니다.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