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가족여행] 대관령 옛길 신사임당과 율곡선생 발자취 간직한 아름다운 걷기 명소

우리나라 화폐에 등장하는 인물을 두 사람이나 배출한 강릉. 좋은 터에 자리 잡고 있어 사철 많은 사람들이 찾아가는 곳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려면 대관령을 넘어야 한다.

대관령은 서울 동대문에서 경북 울진군의 평해까지 이어지는 관동대로의 주요 구간으로 영동과 영서를 잇는 고갯길이다. 이런 대관령의 정상에서 강릉으로 걸어 내려가는 대관령 옛길은 신사임당과 이율곡도 넘었던 길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옛길 가운데 하나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와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사이에 있는 대관령 옛길은 보통 옛 대관령쉼터에서 출발한다. 대관령쉼터는 이제 496번 지방도로 바뀐 옛 영동고속도로의 대관령휴게소 자리라 주차하기도 편하다.

오래 걷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나 오르막길이 부담스런 사람들은 이곳에서 시작되는 내리막길을 택하는 게 좋다. 한겨울에 대관령옛길 걷기에 도전했을 때는 강풍에 대비한 특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

이 지역은 북서풍이 유난히 강한 지역이고 바람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아 그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기온이 낮은 날에는 체감온도가 영하20도에 육박하므로 방한과 방풍에 필요한 등산용품을 준비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정에서 내려다 본 강릉
대관령 쉼터는 눈꽃 트래킹의 명소인 선자령 등산의 출발 지점이기도 하다. 상행선 방향 대관령쉼터에서는 양떼목장 가는 길과 선자령으로 가는 등산로가 나눠지는데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길을 택해야 대관령 옛길로 들어서는 국사성황당을 찾아갈 수 있다.

대관령쉼터에서 1.3km 산길로 이어진 국사성황당은 범일국사를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그 옆 산신각에는 김유신 장군이 모셔져 있다. 이 둘은 대관령을 지키는 신이자, 강릉단오제를 이끄는 신이다.

국사성황당에서는 매년 음력 4월 15일에 대관령 산신제가 열리는데 이 때 제사를 끝내고 제관과 무녀들, 일반시민이 풍물패에 장단을 맞추면서 대관령 옛길을 흥겹게 내려가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한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동쪽으로 몰려가는 국사성황당 뒷길을 200m 걸어 올라가면 동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능선에 서게 된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내리막이 시작된다.

능선에서 반정으로 내려가는 1.6km 길은 갈지(之)자(字)처럼 지그재그로 내려가는 길이다. 경사를 가능한 줄여 다리의 피로를 줄이도록 배려한 옛사람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적당한 구배와 경사가 이어져 있어 걷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걷는 즐거움에 빠지다보면 어느새 옛 영동고속도로와 만나게 된다. 고갯길의 절반이라는 뜻을 지닌 반정(半程)이다.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의 손을 잡고 한양으로 가기 위하여 험한 산길을 오르다 잠시 쉬면서 오죽헌을 향해 눈물 흘렸던 모습이 상상되는 곳이다. 반정에 서면 멀리 강릉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강릉 너머로는 동해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져 있다. 먼 곳으로 주었던 눈길을 거두면서 산 아래를 내다보면 개미굴 같은 영동고속도로 터널과 그 안으로 부지런히 들어가는 자동차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반정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주막터까지는 약 3km. 걷기 힘들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경사를 내려가다 보면 신사임당 사친시가 있는 곳도 지나게 된다. 신사임당이 율곡 이이가 7세가 되던 해에 이 길을 걸으며 지었다는 절절한 시가 적혀있다. ‘늙으신 어머님을 강릉에 두고 / 이 몸은 홀로 서울길 가는 이 마음 /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얼어붙은 물레방아와 귀틀 초가집으로 복원해놓은 주막은 주모가 아직 없다. 주막터를 지나면 길이 넓어지고 경사도 덜 급해지면서 계곡물과 만나게 된다. 계곡물은 이미 두꺼운 얼음 아래서 졸졸거리며 흘러내려가고 있다.

주막터에서 대관령박물관까지는 3km 떨어져 있는데 30분쯤 내려가면 흙길이 끝나면서 강릉국유림 관리사무소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대관령박물관까지는 시멘트포장 길이 이어진다.

옛카나리아의 얼큰한 대구머리찜

박물관에서 승용차로 5, 6분 정도 내려가면 성산면 구산리 면소재지에 이른다. 이 곳에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대구머리찜으로 유명한 옛카나리아(033-641-9502)나 생선구이쌈밥으로 소문난 초원쌈밥(033-641-9588)에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대구머리찜이 소문나면서부터 구산리 일대에는 비슷한 집들이 여럿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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