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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흡입은 체중빼기가 아니다

■ 유태우의 "건강은 선택이다"
20대 초반의 여대생이 제 진료실을 방문했습니다. 바로 지난 주에 다른 병원에서 지방흡입술을 받았고, 곧 실밥을 뽑을 것이라고 했지요. 수술 전 체중은 67kg이었는데, 수술 다음 날은 62kg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는 지방흡입으로 약 5kg의 기름을 뽑았다고 하는 수술상황과 거의 일치하는 결과이었지요. 그런데, 일주일쯤 지난 후인 제 진료실에서의 체중은 다시 65kg으로 증량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1주일이 지났을 때는 원 체중인 67kg으로 바로 돌아가고 말았지요. 꼭, 2주 만입니다.

현재, 한번의 수술로 가장 많이 한 지방흡입은 거의 15kg까지 하는 병원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 정도의 지방흡입을 받으려면 위험성도 그만큼 커지게 마련이지요. 어쨌든, 수술을 받은 다음 날까지는 거의 15kg 정도의 체중 저하가 있겠지만, 문제는 원래 하던 대로 산다면 1-2개월이면 반드시 원래의 몸무게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그 자리에 그만큼의 기름이 있었다는 것은 내 몸이 그것을 원한다는 것이지요. 그것을 물리적으로 제거한다고 해도 내 몸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려는 속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몸의 이치 때문에 지방흡입을 시행한 많은 병원들이 수술 이후에는 식욕억제제, 이뇨제, 갑상선호르몬제 등을 복합 처방하거나, 식사요법과 운동을 병행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여, 빠진 체중이 다시 늘지 않도록 사후조치를 취하지요.

지방흡입과 같은, 수술은 아니지만 비슷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지방분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 방법으로는 소위 '지방분해주사'라 하여 주사를 사용하는 것,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것 (카르복시), 고주파심부열, 경락마사지와 비슷한 엔더몰로기, 체외충격파, 저장성 용액 주사 후 레이저치료 (HPL) 등 여러 가지가 있지요. 이름이 복잡하고 원리가 다 다르기는 하지만, 수술보다는 간편하고 합병증이 적은 대신 여러 번 시술을 받아야 하고, 최대로 분해되는 지방의 양이 1-3kg 정도에 불과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방분해는 뺀 기름의 양이 적기 때문에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가는 데는 지방흡입보다도 더 짧게 걸리기 마련이지요.

지방분해 효과가 있다는 경락마사지는 어떨까요? 복부의 한쪽에만 시행한 경락마사지의 before-after사진을 보고 감탄한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마사지 후 3시간의 모습을 보셨나요? 3시간 정도 후면 거의 이전과 똑 같아집니다. 그 이유는 경락마사지는 지방을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림프액, 세포간액 등의 물을 몸의 다른 부분으로 옮기는 역할이 가장 크기 때문이지요. 원래 있던 물이 되차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를 않습니다.

지방흡입과 지방분해는 체중빼기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시술로 체중빼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많은 것 같지요? 그 이유는 다른 방법으로 실패를 많이 했거나, 도저히 스스로는 체중빼기가 엄두가 나지 않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체중이 감량된 것을 느끼면, 그것이 동기부여가 되어서 더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믿는 것이지요.

사실, 사람의 체중은 간단한 이치에 의해서 결정이 됩니다. 몸이 쓰는 것보다 더 많이 먹으면 체중을 찌우고, 똑 같이 먹으면 그대로 유지되고, 덜 먹으면 체중을 뺀다는 것이지요. 지방흡입, 지방분해, 경락마사지 등과 같이 남이 해주면,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어도, 눌러진 용수철과 같이 사람의 몸은 다시 튀어 오르게 됩니다. 이것은 체중감량을 다이어트식품, 약, 한약 등을 이용해서 일시적으로 할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반드시 요요를 겪게 되지요. 요요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하거나 남이 해 줄 때는 당연히 따라 오는 현상입니다.

한국인들이 체중감량을 하고 그대로 평생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게 먹어도 만족하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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