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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수입차 얽히고 설킨 라이벌전

현대기아차 'K5' 토요타 캠리와 비교하며 인피니티, BMW도 견제
  • K5
현대기아차의 야심작 중형세단 K5. 갓 론칭한 신차에 대한 성능과 신기술, 디자인 등을 발표하는 시간, 다른 자동차 회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현대기아차의 발표 내용을 듣고만 있지는 않았다. 다른 회사들도 현대기아처럼 자기네 차를 소개하고 있었다. 최근 현대기아차와 유럽, 일본 브랜드 수입차들 간에 벌어진 상황의 한 단면이다.

보통 업계에서 한 회사의 제품이 론칭되거나 출시될 때 다른 경쟁사들은 같은 시점을 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대부분의 업종에서도 일정을 서로 피해 가거나 협의해 시기를 조정한다. 하지만 지금 자동차업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서로 봐줄 것 없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다는 반증인 셈이다.

기아차는 최근 신차 K5의 특장점을 비교하면서 일본산 수입차 토요타를 1차 '제물'로 삼았다. 토요타의 대표적 중형급 모델인 캠리를 동원해 비교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 토요타 캠리를 정조준,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K5의 시장 고객이 캠리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기아차가 2005년 출시한 중형 세단 '로체' 이후 4년 5개월 만에 선보이는 풀 체인지 모델 K5는 여러모로 동급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스티어링휠이 좌우 90도 이상 돌아간 상태에서 작동하는 조향각 알림장치는 세계 최초 기능이고 조향 각도에 따라 자동 점등되는 HID헤드램프와 스마트 코너링 램프는 국내 최초로 적용된 기술이다.

  • MINI 로렐 런칭
또 트렁크번호판 측면에 키홀을 삭제, 후면 외관을 향상시키고 최적의 연비효율을 확보하도록 출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액티브 에코 시스템, 하절기 보관 편의성을 높인 글로브 박스 쿨링 등도 스스로 내세우는 동급 최초 타이틀의 사양들이다.

K5는 이런 첨단 기능들뿐 아니라 주행 안전성이나 편의성 등 승용차의 기본 조건 면에서도 토요타 캠리와 비교해 우수성을 내세운다. 가격은 K5 최고사양인 프레스티지 2.4가 3090만원. 토요타 캠리 2.5(3490만원)와 4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더불어 K5는 직접적으로 토요타 캠리를 겨냥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역시 일본산 수입차 브랜드 닛산 인피니티를 동시에 견제하는 2중 효과를 거뒀다. 연유야 어쨌든 간에 기아의 K5 발표 타이밍과 닛산 인피니티의 신차 론칭 시간이 공교롭게도 겹친 것. 외견상으로 토요타 캠리를 지목해 비교하지만 한편으로는 알티마를 앞세운 경쟁자 닛산에도 간접 포격을 가한 셈이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인피니티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K5로 기우는 것을 감수하며 신차를 소개해야만 했다. 이는 역으로 기아차 K5 입장도 마찬가지.

인피니티가 새롭게 국내 시장에 론칭한 'All new Infiniti M'은 사실 K5의 직접 경쟁 모델은 아니다. 인피니티의 간판 세단인 M시리즈의 3세대 모델로 럭셔리 중형 세단급이기 때문. 2006년 2세대 출시 이후 4년 만에 풀체인지된 모델로 국내에 처음 시동을 걸었다.

  • 인피니티의 All new Infiniti M과 포즈를 취한 나이토 켄지 대표와 모델들
가격대도 K5 보다는 높다. M37 스탠다드 모델이 5950만원, 더 프리미엄급은 8000만원대까지도 가격이 올라간다.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돼 찬사를 받은 인피니티의 콘셉트카 '에센스'의 디자인 요소가 최초로 적용된 양산형 모델로 최첨단 기술이 모두 집약됐다는 것이 인피니티의 설명이다.

동급 최고 수준의 공기저항계수(0.27cd)를 실현시켰고 후드 부분이 길고 트렁크 리드 부분이 짧게 떨어지는 스포츠 쿠페 디자인, 차간거리제어시스템,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앞바퀴의 움직임에 맞춰 뒷바퀴의 각도가 변경되는 4WAS 기술, 실내 공기를 청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포레스트 에어 시스템 등도 M시리즈에 새롭게 추가된 대표 기술에 속한다.

때문에 정작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대표는 신차 '올 뉴 인피니티 M'의 경쟁 모델은 BMW 5시리즈라고 꼽았다. K5와 뜻하지 않게 발표 시점이 겹치긴 했지만 현대기아차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으며 잠재적 충돌을 피해간 셈이다.

그리고 K5를 앞세운 현대기아차의 수입차 견제는 여기에서 그치지도 않는다. 또 하나 유럽산 수입차인 BMW 미니로렐의 론칭 타임과도 역시 부분 겹치게 된 것. 의식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닛산 인피니티와 토요타 등 일본차, 그리고 BMW까지 한 몫에 '조준'한 셈이 된다.

그러나 역시 같은 시점 BMW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는 '꿋꿋하게도' 클럽맨의 스페셜 에디션 MINI 로렐(MINI Laurel)을 한국 시장에 소개했다. MINI 로렐은 MINI 클럽맨에 영국 특유의 클래식한 스타일이 가미된 한정 수량 생산되는 모델로 국내에는 150대만 한정 판매된다.

'MINI 클럽맨이 정통 영국식 감성을 입었다'는 평을 듣는 MINI 로렐의 가격은 3600~4100만원대. K5와 500여만 원 이상 차이가 나긴 하지만 가격대 면에서는 크게 빗나가지 않는다.

K5 출시를 계기로 한 현대기아차와 수입차 브랜드들간의 '신경전' 상황은 지금의 자동차 시장 환경과도 결코 무관치 않다. 딱히 누구라고 할 수도 없고, 또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서로 견제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된 것은 국산차와 수입차 간에 정면 충돌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형차급 승용차는 국산차와 일본 수입차 사이에서 시장이 겹치기 시작하는 부분에 속한다. 판매 가격면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간격이 무척 좁아져 있어서다. 국산차의 절대 강자인 현대기아차의 중형급 프리미엄 모델 가격은 수입산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있는 일본산 중형 승용차와 적게는 불과 몇 백 만원까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대차가 당초 경쟁 차종인 르노삼성의 SM5를 비교 대상으로 조준했다가 뒤늦게 철회, 토요타로 바꾼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때문에 앞으로 중형차와 준중형급에서 국산차와 수입차 간, 특히 일본산 자동차와는 직접적인 시장 쟁탈 경쟁이 더욱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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