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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돼서 vs 확인하기 위한 검사

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제 진료실을 찾아온 40대 초반의 남자가 있었습니다. 건강검진 상 시행한 위투시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왔다고 큰 병이 아니냐고 걱정이 대단했지요. 담당의사가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명확하게 얘기를 하지 않은 것을 보아 틀림없이 심각한 병일 것이라는 두려움이 매우 크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판독한 위투시에 나타난 소견은 그리 우려할 만하지 않아 안심을 시키려 했지만 완강히 내시경검사를 받겠다고 하였지요. 할 수없이 검사를 빨리 받도록 조치를 한 후 조직검사가 확인되는 1주일 후에 다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다시 만났을 때 저는 이 환자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요. 본 병원에서 내시경검사를 받고 간 후, 불안으로 결과를 기다릴 수가 없어 그 사이 다른 병원에서 내시경검사를 또 받았다는 것입니다.

내시경은 검사 시 고통도 심하지만, 드물지 않게 출혈, 천공 (식도나 위가 뚫리는 것) 등의 합병증이 있어 꼭 필요할 때만 선별해서 시행하는 검사이지요. 검사가 힘들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첫번 의사의 약간은 당혹해 하는 표정이 계속 생각이 나 불안해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 병원이나 저의 병원 모두 예상했던 대로 약간의 위염에 불과했지요.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이 남자가 지나치게 민감한 사람이라서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고 말까요? 이 경우가 좀 더 심하기는 하지만, 한국의 거의 모든 병원에서는 이런 비슷한 상황들이 거의 매일 그것도 매우 자주 발생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이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의사소통이지요.

어떤 검사를 시행하여 이상 소견이 나오면, 의사들은 물론 추가검사를 시행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추가검사를 시행하는 의미가 의사와 환자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의사들이 의과대학에서 중점적으로 배우는 기본수기 중의 하나가 진단법입니다. 이 진단법의 근간을 배제진단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소견으로 가능한 모든 진단을 염두에 두고 있다가 그 중 가장 심각한 질병부터 아닌 것을 차례차례 확인하는 방법이지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더라도 심각한 질병을 진단에서 놓치면, 그 결과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매우 치명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일차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와, 이차검사를 시행할 때는 그 대부분이 바로 이 배제진단을 위해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 때의 검사의 의미는 그 병이 아닌 것을 확인하기 위함이지, 그 병이 의심돼서 시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 추가검사를 심각한 병이 의심돼서 시행하는구나, 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현실이지요.

자, 어떻게 해서 의사소통의 장애가 오는지 이해가 되지요? 물론, 이 소통장애의 책임은 당연히 의사에게 있습니다. 의심돼서가 아니라, 아닌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처음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때 의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그렇게 이야기하면, 환자들이 검사받기를 거부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지요.

사실 의사들이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배제진단 외에도 다른 숨겨진 이유들이 있습니다. 그 첫째는 의사 자신이 확신이 없을 때이고, 둘째는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의사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때이지요. 결과를 보면 어떤 이유에서 검사가 시행되었는지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결과가 별 이상이 없이 나오면 이 세 가지 이유에서이고, 심각한 결과가 나오면 의사가 그렇게 의심해서 시행한 검사인 것이지요. 한국에서는 결과가 별 이상이 없는 검사가 압도적으로 많이 시행됩니다.

검사 시행 후 의사는 1) 정상이다, 2) 확실하지 않다, 3) 의심된다로 결과를 설명할 것입니다. 정상이면 더 이상의 검사가 필요 없고, 의심된다고 하면 권고대로 추가검사를 받는 것이 좋겠지요. 확실하지 않다고 할 때는 검사를 미루든가, 아니면 검사 시행에 경제적 이해관계가 없는 다른 의사와 다시 상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사에 고통과 비용이 따른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검사에 대한 불안은 의사뿐만이 아니라, 환자의 몫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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