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U의 건강은 선택이다

'다이어트삶'을 사는 사람들을 아시나요? 다이어트삶이란 하루하루의 일과에서 다이어트가 큰 부분을 차지 하는 삶을 말하지요. 제 고객이었던 20대 후반 M양이 실제로 다이어트삶을 사는 사람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녀의 일과를 한번 볼까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체중을 재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은 당연히 저칼로리 씨리얼이나, 생식, 야채 등을 최소한으로 먹지요. 출근길, 또는 출근해서 마시는 커피도 블랙이거나 저칼로리 제품을 선택합니다.

점심 때 동료들과의 식사에서 소식하는 그녀는 늘상 "왜 이렇게 안 먹니? 좀 더 먹어라"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친구들과 같이 저녁에 한잔을 할 때도 제법 잘 버텨내지요.

오늘 먹은 칼로리를 일일이 다 계산해 가면서 기름진 고칼로리 안주는 잘 피해갑니다. '내가 다이어트를 잘 하고 있구나'라는 나름의 생각에 만족감이 들기도 하지요. 그런데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 아니면 식구들과 같이 저녁식사를 할 때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렇게 잘 작동했던 절제뇌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리고, 화산분출 같이 치솟는 식욕이 그녀를 순식간에 지배해 버리지요. 이때는 얼마를 먹는지 칼로리는 어떤지가 전혀 머리 속에 잡히지 않게 됩니다.

그 짜릿한 만족의 시간이 끝나면 바로 후회, 좌절 그리고 합리화의 시간으로 이어지게 되지요. 살이 쪘을까 두려워 내일 아침 체중을 재지 말까를 고민하면서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그녀는 다이어트 시도가 좌절될 때마다 카페에 올라오는 성공사례를 읽으며 새로운 각오를 다짐합니다. 성공사례를 보면서 좌절, 부러움, 질시가 동시에 느껴집니다.

그녀는 시중에 유행하는 다이어트법에 대해서 매우 잘 알고 있고 이론에도 매우 정통 하지요. M양은 그 중 몇 가지는 이미 시도했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3주 이상 길게 해 본 기억은 많지 않다고 합니다. 감량도 몇 차례 성공한 적이 있었지만 감량한 체중을 오랫동안 유지하지는 못 하였지요.

M양은 전형적인 다이어트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본인은 하루 빨리 다이어트를 끝내고 싶다고 말해도 실상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다이어트를 위해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다이어트를 위해 월등히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그녀는 본인이 원하는 몸이 되지를 못 하였습니다. 급기야는 최근에 크게 살이 늘어 제 진료실에까지 찾아오게 된 것이지요.

다이어트삶은 유전도 아니고, 체질도 아닙니다. 갓난 아기 때를 기억해 보면 금방 알게 되지요. 그것보다는 각 개인이 자신의 몸맘삶과 삶의 환경에 따라 원하든, 원하지 않든, 후천적으로 선택한 삶입니다. 다시 강조하면 자신이 선택한 삶이라는 것이지요.

어떻게 시작을 했든 이 삶을 계속 선택하는 한은 비만과 평생다이어트는 거의 평생 따라 다니게 됩니다. 원래 비만이라서 다이어트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다이어트삶을 살아서 비만이라는 것이지요. 다이어트삶을 사는 한은 비만은 고칠 수가 없지만, 그 삶을 그만 두겠다고 하면 비만은 오히려 쉽게 고칠 수가 있습니다.

제가 M양에게 내린 처방은 바로 다이어트삶을 중단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처방에 따라 더 이상 수시로 체중을 재거나, 칼로리를 일일이 계산하는 일 등을 그만두었습니다.

처음 그녀는 2kg 정도 체중이 늘었습니다. 이게 웬 날벼락이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찐 체중이 사실은 자연스러운 진짜 체중이고, 이전 체중은 용수철처럼 억누른 체중이었습니다.

진짜 체중은 별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대로 유지되는 반면, 억누른 체중은 다이어트 삶을 살아야만 유지가 되지요.

사실 다이어트삶을 중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량능력'을 키우는 훈련이었지요. 감량능력은 내 몸과 마음의 작동원리를 잘 깨닫고 과식을 일으키는 환경이나 자신의 반응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으로, 체중을 빼고 싶을 때 몸이 쓰는 것보다 적게 섭취하여 내 몸 안의 기름을 원하는 대로 소모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 후 M양은 3개월의 훈련으로 15kg을 감량했고 계속 이 체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일 다이어트를 시도했던 10년 동안에 절대 이루지 못 하였던 것을 오히려 다이어트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니 얻게 된 것이지요.

다이어트삶을 그만두는 것은 포기가 아니라 위에서 말했던 감량능력을 키워 단 1번으로 원하는 체중을 만드는 길로 가는 길입니다. 감량능력을 훈련하면 체중감량은 보너스로 얻게 되지요.

다이어트를 하면 거의 요요가 와도 감량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요요가 없습니다. 감량능력은 몸을 바꾸는 다른 훈련과 마찬가지로 3개월 정도의 훈련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취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이이어트 삶을 사시렵니까?



유태우 신건강인 센터 원장 tyoo@unh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