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안티고네>
세계 여러 나라의 국립극장 및 예술단체들이 대표적인 레퍼토리를 펼치는 제6회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이하 페스티벌)이 8월 30일부터 10월 28일까지 총 60일간 국립중앙극장(극장장 안호상) 주최로 열린다.

2007년도 시작된 이래 6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공연예술제로 자리잡아온 페스티벌이다.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예술의 영원한 화두-사람, 그리고 삶'이다. 예술가들의 끊임없는 탐구대상인 사람과 삶의 다양한 모습이 5개국 15개 작품을 관통하며 때론 절망적으로 때론 동화처럼 행복하게 그려진다.

대륙의 예술이 불어온다

2012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은 올해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중국의 전통문화인 경극부터 발레, 현대무용까지 중국의 시대와 문화를 폭넓게 반영하는 예술 작품 3편을 선보인다.

먼저 중국국립경극원의 레퍼토리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숴린낭>이 페스티벌의 서막을 연다. 중국의 전통 혼례에서 친정어머니가 출가하는 딸에게 선물하는 복주머니인 '숴린낭'에 얽힌 한 편의 드라마가 서정적인 음악, 노래와 어우러지며 경극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친근한 작품이다. 영화감독 장이모우가 연출한 중국국가발레단의 <홍등>도 2008년에 이어 다시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강렬한 이미지가 중국 특유의 색채와 어우러진다. 세 번째 작품은 중국 홍콩현대무용단의 이다. 안무가 헬렌 라이가 홍콩을 강타한 사스(SARS) 이후 인간의 이기심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포착해낸 작품이다.

영국 스코틀랜드 <블랙워치>
동시대를 관통하는 청춘의 고민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국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블랙워치(Black Watch)>다. 이라크전쟁을 소재로 한 <블랙워치>는 2006년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초연 이후 22개의 상을 휩쓸며 3개 대륙 20만명의 관객과 만났으며, 아시아에서는 이번이 초연이다.

스코틀랜드의 평범한 청년들이 이라크전에 자원, 동료들의 죽음을 보며 깨닫는 전쟁과 현실을 생생히 그려내 같은 고민을 겪어야 했던 한국청년들에게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동시대 청춘들의 아픔을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 가설객석을 세우고 관객과의 거리를 좁힌다.

고전속에서 찾아낸 불멸의 진리

2010년 세계국립극장페스티벌에서 <탱고>로 동유럽 현대연극의 지형을 보여준 바 있는 슬로바키아의 마틴시립극장이 이번에는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작가 몰리에르의 고전 <인간 혐오자>로 페스티벌을 찾는다. 세련된 무대와 현대적 해석이 돋보인다.

터키국립극장은 고대 그리스 비극작가 소포클레스 명작 <안티고네>를 택했다. 국가와 권력을 상징하는 크레온과 개인의 양심을 상징하는 안티고네의 갈등 등 심오한 내용을 다룬다.

이밖에도 9편의 국내 초청작(연극 4편, 무용 2편, 복합장르 1편, 음악 2편)이 공연되며, 국내외 공연관계자들의 예술시장인 서울아트마켓도 부대행사로 개최된다. (02)2280-4132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