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판 '우리가 모른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국민에 봉사' 신념 아래과감히 '주폭 척결' 의지

지난 5월 도하 일간지에는 '주폭척결'에 관한 기사가 일제히 실렸다. 당시엔 '조폭척결'을 잘못 쓴 것이 아닌가 갸우뚱하는 독자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시민 대부분이 주폭이 주취폭력배를 뜻하는 말임을 알고, 이의 척결을 위해 애쓰는 경찰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바로 이 주폭척결을 내세운 주인공이 지난 5월 취임한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다. 김 청장은 이미 충북경찰청장 재임 시 '치안복지 창조'라는 비전 아래 주폭척결 행정을 펼쳐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공직생활 25년 동안 22년에 걸쳐 경찰에 헌신해온 김 청장이 주폭척결에 관한 소회와 치안복지 철학을 담은 신간 <우리가 모른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를 펴냈다.

이 책에는 김 청장이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온 '한 올의 실로는 줄을 만들 수 없고 한 그루의 나무로는 숲이 되지 않는다'는 속담에 담긴 존중과 엄정, 협력, 공감의 정신이 항목별로 정리돼 있다. 이 4가지가 합쳐져 신뢰를 이루면 우리 사회는 행복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가 공직 생활 중 가장 중시한 관점은 "우리가 모른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였다. 그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많은 시책을 최초로 시행하고 성과도 얻었다.

김 청장은 10여년 전 대구에서 오토바이 폭주족을 척결했을 때 주민들이 보내준 뜨거운 성원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충북에 이어 서울에서 펼치고 있는 주폭척결에 대해서도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그동안 주폭으로부터 영혼마저 파괴되는 듯한 상습적인 패악에 시달려온 많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고마워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가 폭주족 및 주폭 척결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경찰의 임무에 대한 평소의 믿음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은 권력기관이 결코 아니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기관도 아니며,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경찰은 항상 국민의 관점에서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관점에서 그는 일선 경찰서장 재임 시 도난서류 간소화 등 많은 혁신적인 행정을 펼쳐 APEC 홍보책자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경찰의 혁신사례들은 개인의 공적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찰이 '우리의 경찰 아저씨'로 자리매김 하는 데 밑바탕이 될 것이다.

김용판 지음. 김영사 펴냄. 1만5,000원.



홍성필기자 spho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