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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병원&착한 달리기] 허벅지근육과 무릎건강 챙기는 법
안현수의 무릎과 이상화의 '철벅지'

  • 달려라병원 손보경 원장
입력시간 : 2014/02/28 07:00:48
수정시간 : 2014/02/28 16: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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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무릎전문의인 필자에게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마음이 끌렸던 선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두 사람을 꼽을 수 있겠다. 바로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와 쇼트트랙의 안현수(빅토르 안).

이상화와 안현수. 그들의 무릎은 정형외과 전문의 입장에서 볼 때 분명 정상이 아니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상화 선수는 무릎 관절이 매우 좋지 않아서 무릎에 물이 차는 상태. 안현수 선수 또한 심각한 무릎부상으로 수술을 세 번이나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들은 부상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정형외과 전문의 시각으로 볼 때 이상화의 경우는 '철벅지'의 승리, 안현수는 체계적인 재활운동프로그램의 개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허벅지가 두껍고 근력이 강하면 관절질환 없이 살 수 있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이상화와 안현수를 비롯한 스케이팅 선수들의 허벅지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허벅지 근육의 중요성을 실감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신문, 방송, 인터넷에는 무릎과 관절건강을 위한 관리방법이 넘쳐난다.

"하루 2시간 이상 걸어라",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일상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편하고 좋은 운동이다", "산사나이들을 봐라. 등산은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준다."

실제로 무릎관절의 건강을 지키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대퇴사두근이라는 허벅지 근육을 강하게 키우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내측광근이라는 안쪽 근육을 키우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처음 시작한 운동으로 인해 무릎을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나마 일상생활에서 시간을 쪼개서 실행했지만 큰 효과가 없는 운동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무릎 관절은 연골에 덮여있기 때문에 근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관절에 충격이 누적되면 연골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연골이 찢어진다. 문제는 한 번 연골이 상하면 절대 다시 회복되지 않고 손상이 진행돼 시간이 갈수록 악화된다는 것. 그래서 운동도 조심스레 가려서 해야만 한다.

걷기는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30분 정도 이상의 걷기는 무릎 연골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스컴에서는 흔히 걷기가 몸의 여러 신체기능에 골고루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를 금과옥조로 삼아, 오래 걸으면 무릎에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걷기는 대퇴근육 강화보다는 유지하는 정도의 효과만 있다. 따라서 무릎건강이 좋은 사람들은 짧게 걷기를 한 뒤에 다른 좋은 운동을 찾아서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무릎 관절이 나쁜 사람들은 걷기가 도움이 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등산도 몸에 좋은 운동이다. 그런데 무릎 관절을 다칠 가능성이 다른 생활 운동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그래서 생애 최초운동으로 등산을 선택하는 경우는 위험할 때가 많다. 경사를 오를 때는 평지를 걸을 때의 4~5배 정도의 스트레스가 무릎에 가해지고, 경사를 내려갈 때는 8~10배 정도의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그래서 무릎근육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하산을 하면 균형이 깨지면서 무릎 내 한 부분의 연골이 집중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매에는 장사없다'라는 말처럼 그런 상황에서 연골은 손상된다.

몸은 정직하다. 위험한 행동을 하면 손상되고, 관리하지 않으면 악화된다. 무릎이라는 관절은 우리 몸의 어느 곳보다 더 정직하다. 무릎 주변근육의 균형이 맞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을 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반드시 염증이 생기고 손상이 생긴다. 그리고 그 손상이 평생 진행된다. 몇 시간 동안 축구를 하거나 매일 무거운 것을 드는 것만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는 동네 뒷동산 오르내리기, 피곤한 상태에서 지하철에서 오래 서있기, 지하철 계단 반복해서 오르내리기가 무릎손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처음 시작한 탁구나 배드민턴이 화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항상 관절에 무리가 적게 가면서 근육강화 효과가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가장 권하고 싶은 것은 운동용 실내 자전거 타기이다. 그 다음으로는 수영, 아쿠아로빅을 꼽을 수 있다. 계단 오르기(내려오기는 위험하다)는 일상생활에서 추가해 볼만하다. 이 정도로 몇 달 이상 근육을 다듬은 다음, 점차 강도를 높여 헬스클럽에서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런 근육 강화운동을 하는 가운데 몸 전체에도 좋고 재미도 있는 가벼운 트래킹, 뒷동산 오르기, 가벼운 등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무릎에 이미 손상이 생겨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거나 수술을 한 경우에 근육강화가 잘 되어있더라도 평지나 경사진 곳을 자꾸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보다는 무릎손상이 적은 강화운동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안현수 선수가 본인의 상태에 맞지 않게 원래부터 하던 방식의 운동 재활 방법만을 고수했다면 절대 지금의 안현수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운동법을 가지고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만 좀 더 사용이 가능하고 통증 없는 무릎관절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정형외과 분야의 정설이자 팩트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저 훌륭한 두 선수를 보니 근육만 좋으면 관절이 손상되어도 못할 것이 없네. 역시 의사가 수술하라고 해도 그냥 운동으로 고칠 수 있어"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꼭 그 생각을 고치시길 권한다. 그 이유는 △첫째, 단기적으로는 근육의 힘으로 지낼 수 있지만 인생은 장기전이기에 나이가 들면 그런 근육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 △둘째, 근육 힘이 좋아서 아프지 않을 수는 있지만 연골손상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 △셋째, 이상화나 안현수 같은 근육은 일반인들이 절대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 등등이다.

이상화 선수의 무릎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는 데이터가 없어서 정확하게는 잘 알 수 없다. 다만 단언할 수 있는 점은 이상화 선수의 무릎이 그동안 그녀의 강한 허벅지 근육 덕분에 어느 정도는 보호받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상화 선수의 무릎손상 정도가 심하다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의 정밀진단을 통해 수술을 포함한 최적의 치료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이상화의 활약을 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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