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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병원 & 착한 달리기] 얼짱, 엉짱 그리고 등짱

척추후만증 없어야 아름다운 뒷모습 가능

‘얼짱’이란 말이 있다. 얼굴이 짱(매우) 잘 생긴 사람을 일컫는 단어. 성형외과 의사 아닌 정형외과 전문의가 추측하자면, 이 말의 탄생 년도는 성형 열풍이 불기 시작한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얼짱이란 말이 생겨나고 10년이 지나자 ‘엉짱’이란 말도 생겨났다. 헬스와 뷰티라는 트렌드의 틈새를 파고든 이 단어의 뜻은 엉뚱하게도 ‘엉덩이가 예쁜 사람’.

정형외과 분야에서도 ‘짱’이란 꼬리말을 붙여 쓸 수는 없을까? 필자는 엉뚱하게도 이런 상상을 하기에 이르렀다. 어깨짱, 무릎짱, 발바닥짱, 발가락짱, 손가락짱, 고관절짱, 척추짱, 꼬리뼈짱, 아킬레스건짱, 인대짱. 그런데 뭔가 좀 어색하다.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며칠을 생각한 끝에 떠오른 말은 바로 등짱! 등과 등의 곡선이 아름다운 사람 말이다.

곧 휴가철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용 멋진 몸매를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정형외과 전문의인 필자는 사람의 등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뿐만 아니라 그 등의 주인공에게서 진지하고 꾸준한 노력과 정성을 읽는다. 예를 들면 이런 느낌. 탤런트 배용준의 화보집에서 본 그의 균형 잡힌 등근육과 곡선.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등에서 느껴지는 황홀한 미적 감정. 필자는 종종 사람의 등에서 그 사람의 표정을 발견한다.

등근육은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등을 역삼각형 모양이라고 보면, 위쪽 가로방향은 승모근이다. 어깨를 넓게 보이게 하고 남성성을 돋보이게 한다. 양쪽 세로방향은 광배근이다. 이 근육이 발달하면 등에 날개가 생긴 것처럼 보인다. 이소룡을 떠올리면 된다. 이소룡의 광배근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끝으로 등에 골짜기를 만들어주는 척추기립근이 있다. 최근에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척추기립근 소유자는 김연아였다.

등이 굽었다고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대부분은 척추후만증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중 다수는 일상생활에서 자세가 바르지 않아서 등이 굽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의 척추후만증으로 대표적인 것이 쇼이에르만 병(scheuermann ds.)이다. 대개 10대 초반에 흉추부의 중간 혹은 그 이하 부위에 후만곡(뒤로 휘어있는 모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구의 10% 정도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한 질병인데 남녀 발생비율은 같다. 일반적으로 등이 굽은 후만이 현저하게 증가하고 어깨가 앞으로 처져 전체적으로 등이 둥근 느낌이 든다. 요추 전만(허리뼈가 과도하게 휜 상태)이 증가하며 배가 앞으로 나오게 된다. 그러다보니 걷는 모습이 오리걸음과 비슷해 보이는 특징이 있다. 치료하지 않더라도 성장이 멈춤에 따라 병변의 진행은 중단된다. 그러나 기형은 계속 남아있게 되며 2차적으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척추후만증. 결론적으로 말해서 병적으로 심한 경우는 별로 없다. 필자가 진료 또는 치료한 환자들 중엔 x-ray검사에서는 정상소견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당사자인 환자들은 자신의 등 라인에 불만이 많은 경우가 제법 많았다. 그럴 때 필자는 등근육 트레이닝을 통해서 등의 근육과 곡선을 가꾸기를 권하곤 한다. 운동과 노력을 통해 ‘등짱’으로 등극하라는 뜻이란 걸 환자들은 금세 눈치 챈다. 이 세상엔 얼짱, 엉짱만 있는 게 아니다. 엄연히 ‘등짱’도 있다는 걸 독자여러분들이 두루 알았으면 싶다.

달려라병원 이성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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