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조상으로 최초로 육지로 진출한 ‘아칸소스테가’는 생존이 많이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물속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중력에 대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마 초기에는 몸도 가누지 못해 비틀거리며 기어다니다가 땅으로부터 점점 몸을 일으켜 세웠으리라 짐작된다. 마치 스핑크스의 질문처럼 태어나서 누워 있다가 네 발로 기고 일어서서 걸을 뿐 아니라 운동기능이 점점 더 좋아져 달리기까지 한 다음 나이가 들면 지팡이를 짚고 움직이다가 죽기 전에는 땅바닥으로 드러눕는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중력’에 대항하는 것이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생명력을 잃으면 모두 중력에게 그 몸을 맡겨야 한다. 중력이 하자는 데로 땅에 바짝 엎드리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근육은 중력에 대항에서 움직여야 되므로 ‘항중력근’이라고 이름 붙여진다. 동물실험에 의하면 항중력근만 작동하면 중력에 대항해서 몸을 일으킨 상태로 있어야 하므로 몸 자체가 시신이 사후 강직을 일으켜 뻣뻣한 것 같은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움직인다는 것’은 에너지를 들여서 항중력근 중 일부를 풀어야만 가능하다. 즉 모든 것을 억제해 놓고 일부를 풀어서 용도에 맞게 사용하게 한다. 이런 류의 억제기전은 인체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단백질 합성할 때도 모든 DNA부위는 이중나선으로 꽉 꼬여 있는 원래상태 그대로 있고 그 단백질을 만드는 DNA부위만 잠시 열려서 복제하게 한다. 신경계도 모든 부위가 억제상태로 있고 활동할 부위만 그 억제된 것을 억제함으로서 활성화시킨다. 우리 선조가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올 때 바다에 무수히 많은 칼슘과 다른 미네랄을 등뼈나 몸에 짊어지고 왔다. 특히 칼슘은 우리의 의식(意識)을 만들어 줄 뿐 아니라 근육에 힘을 주기 위해 수축할 때 반드시 첨가되어야 하는 물질이다. 근육 덩어리는 ‘액틴’과 ‘미오신’이 교대로 쌓여 있는 형태로 힘을 주면 미오신이 액틴 부위에 접착을 해서 끌어당겨서 슬라이딩시켜서 근육이 수축하면서 힘을 낸다. 이 때 액틴의 ‘프로포닌’에 칼슘이 붙으면 비로소 미오신이 액틴에 부착되어 액틴을 끌어당김으로써 근육의 길이가 짧아지며 힘을 쓸 수 있다. 흔히 근육이나 관절에 ‘석회’가 끼었다는 것은 칼슘이 흡수되지 않고 남아 있다가 뭉쳐져서 생긴 것으로 보면 된다.

사람은 동물이다. 동물은 움직인다는 것이 기본 조건이고 그래서 우리 근육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하는 먹고 마시고 말하고 눈을 깜빡이는 등의 움직임에는 모두 근육이 움직여줘야 한다. 어떤 근육을 얼마만큼 움직여야 중력에 대항하면서 안 넘어지고 잘 움직일 수 있는 지 누군가는 자료를 가지고 계산해줘야 한다. 로봇이 움직일 때 여러 개의 센서를 부착해서 컴퓨터로 계산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 몸 속 근육에 근방추(muscle spindle)라는 센서가 있어 그 근육의 긴장도나 여러 상태에 대한 정보를 감지해서 ‘소뇌’에 보고하고 ‘소뇌’는 각 근육 센서들이 보낸 정보를 종합적으로 처리해서 신경을 통해 근육들이 ‘잘’ 움직이도록 한다. 근육들이 잘 움직이지 못하면 운동이 자연스럽게 되지 않아서 불편하게 된다. 뼈와 뼈의 연결부위가 단단하게 고정하도록 인대(ligament)가 꽉 붙들고, 근육과 뼈를 힘줄 즉 건(腱, tendon)이 잘 연결되도록 잡아준다. 큰 사고가 아닌 다음에는 근육과 인대, 힘줄의 질환으로 보면 된다.

한의학에서 통증에 기본적으로 쓰는 한약이 몇 가지가 있다. 백출(白朮)이 그 첫 번째다. 아프면 창출이나 백출을 넣어서 쓰라고 했다. 만약 춥고 아프면 백출(白朮)과 부자(附子)를 함께 쓰고, 춥고 아프면서 심장이 뛰고, 소변이 시원치 않고, 몸이 붓는 것까지 있으면 백출, 부자, 복령(茯笭)을 쓴다. 갈근(葛根,칡)은 약간 찬 성질로 근육이 열나면서 딱딱하게 굳는데 쓰고, 백작약(白芍藥)은 모과(木瓜)와 더불어 근육을 부드럽게 해준다. 특히 인삼(人蔘)과 만나면 만성통증을 제어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와 같은 조합으로 시호(柴胡)와 계지(桂枝)의 조합이 있다.



하늘꽃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