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금 먹는 게 삼대(三代)를 간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를 내과 전문의인 필자는 '먹는 걸 바꾸면, 건강도 바뀌고 삶의 질이 바뀐다'라고 트랜스포밍 해보고 싶다. 그런데 이 말은 거의 진리에 가깝다. 지난 칼럼에서는 당뇨환자의 적절한 식단 계획 및 열량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에는 전 칼럼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당뇨환자의 식이요법에 대해 살펴본다.

전문의인 필자 입장에서 뿐 아니라 일반인의 시각으로도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적당량의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은 거의 상식이다. 식사시간이 불규칙하면 폭식, 과식을 하게 되므로 일정하게 혈당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혈당변동폭이 커지게 되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설탕이나 꿀, 엿, 조청, 초콜릿, 도넛, 케이크, 파이 등의 단순당의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이런 음식들은 소화 흡수가 빨라 혈당을 쉽게 올리게 때문에 그러하다. 초코우유, 바나나우유, 유자차, 모과차 등 달콤한 우유나 차들도 마찬가지다.

간식은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다. 고열량 음식은 피하고 과일이나 우유를 먹는 게 바람직하다. 과일은 당도가 높으므로 많은 양을 먹으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딸기 7개, 귤 2개, 배 1/4개, 사과 1/3개, 감 1/3개를 1~2회로 나누어서 먹는 게 좋다. 또한 식사 직후에 먹는 것은 피하고, 끼니 중간에 먹도록 한다. 우유는 200cc 우유 1~2개를 2회에 나누어서 먹는다.

포화지방을 적게 먹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포화지방은 버터, 치즈, 생크림 같은 유제품과 베이컨, 햄, 소시지 같은 육가공품, 케이크, 파이, 도넛, 쿠키 등의 제과류에 많다. 잘 알다시피, 포화지방은 당 조절에 치명적이다.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주된 역할을 하므로 될 수 있는 한 섭취를 줄여야 한다. 고기류는 1일에 1인분 (200g) 정도가 적당한데, 지질 함량이 많은 갈비살, 삼겹살, 베이컨은 삼가고 지질 함량이 10% 이하인 닭가슴살, 목살, 양지 부위를 선택하도록 한다.

술은 가급적 멀리 하는 것이 좋다. 술 자체 만으로도 상당한 칼로리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주 1병은 무려 600kcal로 밥 2공기에 해당한다. 즉 밤 늦게 소주 3병을 먹으면 밥 6공기를 먹은 것과 같다. 게다가 안주는 대부분 고열량 식품이므로 술과 안주를 같이하면 엄청난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그리고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한다.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은 찌개류 보다는 짜지 않은 콩나물국이나 미역국을 선택하자. 국물은 조금만 먹고 건더기 위주로 먹어야 한다. 지나치게 짠 장아찌, 젓갈이나 양념 많은 김치는 피하고 소금이나 간장도 소량만 사용하도록 한다. 신맛은 식초나 레몬즙을 활용하고 양파, 후추, 겨자, 생강, 마늘, 계피 같은 천연 향신료를 이용하여 맛을 내는 것이 좋다.

당뇨환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식품도 있다. 신선한 채소류와 미역, 김,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 버섯류, 녹차, 홍차, 보리차, 옥수수 수염차와 같은 달지 않은 차 등이 있다. 이러한 식품들은 영양가도 있고 포만감을 주면서 입을 즐겁게 하므로 본인에게 적당한 칼로리 내에서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땅콩, 호두, 잣, 아몬드 등의 견과류는 불포화 지방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역할을 하여 섭취를 권장하나 고열량이므로 적당량 섭취하는 게 좋다.

또한 당뇨식은 야채나 싱거운 음식만 먹는 저영양식이라는 인식은 바꿔야 한다. 위에 기술한 대로 좋은 식품을 선택한다면 충분히 맛있고 포만감 있게 양질의 식사를 할 수 있다. 또한 당뇨식은 비단 당뇨가 있는 분에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의 건강을 더 증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식단이다. 아무쪼록 지금 당장 실천해 보길 권하는 바이다.



달려라병원 최홍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