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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 원장의 스마트 한의학] 준하축수약(峻下逐水藥)-감수(甘遂)

경종 3년인 1723년 6월 5일부터 19일까지 경종은 감수산(甘遂散)을 하루에 2알씩 총 30알을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에는 6월 19일 기록에는 감수산에 더해서 도인승기탕을 유의(儒醫) 이공윤(李公胤)의 말에 따라 올렸다. 한의학에 대해 잘 모르던 사관(史官)도 “감수산(甘遂散)이나 승기탕(承氣湯) 같은 맹렬한 약제를 시험 삼아 왕에게 쓰는 것이 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록하고 있다. 지난번 ‘대황(大黃)’ 칼럼에서도 ‘이공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이어서 이공윤을 “의술이 비록 조금은 정밀하지만, 사람됨이 망령되고 사리가 맞지 않아 가까이할 사람은 못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경종은 건강한 사람도 견뎌내지 못할 맹렬한 한약을 장복함으로써 이듬해 붕어한다. 그때 이공윤에 대해 죄를 묻자는 말이 조정에서 실제로 대두된 것 또한 실록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감수는 대극과에 속한 다년생 육질초본인 감수의 뿌리덩이를 건조해서 사용한다. 늦가을이나 봄이 오기 전에 초본이 말라 비틀어져 있을 때 채취해서 사용한다. 감수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하지 않고 중국의 섬서성, 감숙성, 하남성에서 주로 자란다. 개감수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라지만 본초학 책에서는 중국 기원 한약재만 한약으로 언급했다. 성질은 극히 차갑고 독이 있으며 맛은 쓰다(寒有毒苦). 폐경과 신경 그리고 대장경으로 약효가 흘러들어간다. 쓴 맛은 아래로 훑어 내리고 찬 성분은 열을 꺼트려서 아래로 대변과 소변을 설사시키고 이뇨시킨다. 그 작용이 맹렬해서 뱃속이나 가슴에 꽉 막혀서 내려가지 않은 모든 수음(水飮)을 훑어 내린다.

수독(水毒) 즉 담음(痰飮, 가래), 수종(水腫) 같은 것이 가슴에 머물러 있으면 수기능심(水氣凌心)의 증상이 발생한다. 수기능심은 “수독이 심장과 폐장의 활동을 억제하고 방해를 놓아 능욕을 보인다”라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이 수축해서 전신에 혈(血)을 공급하는데 문제가 발생하고 폐장도 역시 전신에 산소를 공급하는데 차질을 빚게 된다. 이때 나타나는 흉격의 증상이 심계(心悸)와 기촉(氣促)이다. 심장이 놀라서 두근두근거리는 것이 심계이고, 폐장이 숨이 막혀서 가스교환을 되도록 많이 하려고 숨이 가빠지는 것이 기촉이다. 수독이 윗배를 점령하고 패악을 부리면 복창(腹脹)이나 복만(腹滿)이 발생하게 된다. 위장이 출렁출렁거리거나 간에 복수(復水)가 차는 현상이 나타난다.

요즘 들어 부쩍 물을 많이 먹기를 권장하는 것이 트랜드가 되다 보니 위장은 항상 물로 출렁거린다. 위장이 물로 출렁이면 소화가 안 될 뿐 아니라 혹여 누워서 잠을 청할라치면 출렁이는 물이 위로 솟구치면 역류성식도염을 유발시킨다. 당연히 위산의 농도가 떨어져 음식을 삭히지 못하니 만성 체기를 달고 살고, 배가 남산만 해지는 것은 보너스다. 또한 배 멀미를 하는 것같이 앉았다 일어나면 하늘이 빙빙 돌거나 어찔어찔하다. 이를 담음현훈(痰飮眩暈)이라 한다.

간경화로 복수가 가득 찼을 때 역시 일시적으로 감수를 사용하는데 돼지족발이나 팥과 함께 사용해서 약성을 완화시킨다. 위에 적시한 증상에는 감수 대신에 복령, 저령, 택사, 반하, 백출 같은 한약을 먼저 사용하겠지만 낫지 않고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한계치에 이르면 감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감수는 기본적으로 대소변이 꽉 틀어 막힌데 쓴다. 독성이 강해서 그냥 쓸 경우는 부기를 가라앉히는 용도로 환부에 붙여 쓰는 외용법으로 쓰고, 내복할 때는 당연히 수치를 해서 독성을 완화시킨 후 사용해야 한다.

소아 만경(慢驚)에 쓰는 저심환(猪心丸)은 돼지 염통을 구해서 자른 후에 그 속에 있는 혈(血)로 감수 4g을 반죽해서 밀봉한 다음 종이에 싸서 약한 불 속에 묻어서 구운 다음 꺼내 감수를 가루 내어 주사(朱砂)가루 4g을 섞어 환(丸) 4개를 만들어 먹인다. 관격(關格)에 쓸 때는 감수 75g을 정제된 꿀 360cc에 고루 섞어서 고약을 만들어 하루 9g씩 꿀물에 타서 복용한다. 스트레스로 벙어리가 된 때는 감수가루를 총백(蔥白, 대파 흰부분)즙으로 환(丸)을 만들어 귓속에 넣고 입안에 감초(甘草)탕을 머금는다. 동의보감의 내용이다. 임산부와 기허(氣虛)자, 비위가 허약한 사람은 복용을 금지한다.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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